지난 5월 사업 파트너의 초대로 필리핀을 찾은 박모씨. 사업 확장의 꿈을 안고 필리핀으로 향한 그는 미성년자를 성폭행했다는 누명을 쓰고 현지 경찰에게 체포됐다. 박씨는 이날 사업 파트너가 보낸 변호사 강모씨는 합의금으로 5억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필리핀에서 구직활동을 하던 최모씨는 지난 4월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통역요원을 구한다는 글을 보고 면접을 봤다. 면접 자리에서 최씨가 들은 업무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한국인 사업가를 미성년자 성폭행범으로 누명 씌우고 5억원을 받아낸다는 계획이었다. 이른바 ‘셋업 범죄’다. 최씨는 범죄에 가담해선 안 된다는 생각에 거절했지만, 자신이 들었던 일이 실제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죄책감이 들었다. 그가 면접을 본 자리에는 앞서 변호사 역할을 맡았던 강씨도 있었다.
3일 KBS2 ‘추적 60분’은 필리핀 셋업 범죄 조직을 추적하고, 그들의 사기 수법을 파헤친다. KBS 제공 |
로슬린의 주장은 충격적이었다. “한국 여자(강씨)가 한국 남자 2명을 구속시킬 거라고 말했어요. 경찰서에 가면 나를 건드렸다고 진술하랬어요.” 사건이 발생한 호텔 측 관계자 역시 로슬린을 호텔에 데려간 것이 강씨였다고 증언한다. 하지만 강씨는 여전히 지인의 부탁으로 통역만 했다고 주장한다. 제작진은 강씨가 말하는 지인을 찾아 나섰다. 강씨와 제보자의 증언으로 특정된 남성은 30∼40대로 추정되는 한국인 정모씨다. 취재진은 수소문 끝에 필리핀의 한 교도소에서 정씨의 이복형을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정씨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한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