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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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의 뜨락] 유실물 보관소

전윤호

그 이름을 잃어 버렸다
못 잊을 줄 알았는데
전화번호도 생각나지 않는다
우주에 사라지는 건 없어서
여기 아니면 다른 데 나타난다는데
당신은 누구의 뜰에 꽃피었을까
어느 햇볕 어떤 바람에
허리를 살랑이며 웃고 있을까
지붕을 두들기는 소낙비
나는 어디서 잃어버린
누구의 애인일까


-신작시집 ‘천사들의 나라’(파란)에서

◆ 전윤호 시인 약력

△1964년 강원도 정선 출생 △1991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이제 아내는 날 사랑하지 않는다’ ‘순수의 시대’ ‘연애소설’ ‘늦은 인사’ △시와시학 작품상 젊은 시인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