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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배치 결정 후 직격탄 맞은 화장품·엔터 업계…감정적 대응은 삼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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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8일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결정 후 엔터테인먼트·여행·화장품 등 ‘한류 수혜주’로 주목받았던 업종들이 연일 낙폭을 키우고 있다.

가장 하락세가 가파랐던 것은 연예기획사와 드라마 제작사 등을 포함한 엔터테인먼트 관련주들이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16일 종가기준 YG엔터테인먼트, IHQ를 비롯한 주요 14개 엔터테인먼트사들의 주가는 전부 하락세로 평균 하락률이 -12%에 달했다. 가장 낙폭이 컸던 4개사(판타지오, 팬엔터테인먼트, 에스엠, IHQ)들의 주가는 모두 20%넘게 떨어져 평균 하락률이 -22%에 이른다.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에서의 성장 기대감으로 실적 대비 높은 주가를 형성했던 엔터주들이 사드 문제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연예기획사 에프엔씨엔터와 중국 최대 가전 유통업체 쑤닝그룹이 하반기 내 열기로 계획했던 한중 합작 콘서트가 내년으로 미뤄지고 국내 드라마 판권 수출이 늦어지는 등 타격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2일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개봉하기로 예정됐었던 계륜미, 천쿤 주연의 한중합작영화 ‘뷰티풀 엑시던트’도 개봉 일정이 밀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엔터사들의 경쟁력 자체가 사라진 것이 아닌데다 콘서트 개최 및 영화 개봉 일정 등이 한시적으로 늦춰지는 것일 뿐이기에 지나친 우려는 삼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금을 저점매수 타이밍이라 생각해 섣불리 투자하기보다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투자를 미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무엇보다 다음 달 4~5일 중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정상회의에서의 사드배치에 대한 논의 성과 등을 살핀 후 투자 시점을 결정해야한다는 주장이다.

국내 소셜 커머스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중국인 A(여·29)씨는 “중국이 대만과 양안 문제를 놓고 대립할 때도 제일 먼저 취했던 것이 대만 연예인에 대한 출연 금지 조치였다”며 “중국이 타국과 외교적인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가장 손쉽게 단행할 수 있는 보복 조처를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대한 제재로 여기는 만큼 투자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A씨에 따르면 현재 중국은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사이트 등에서 한국 연예인 사진을 홍보 이미지에 포함시키는 것을 금지하는 등 제재를 확대하는 국면이라 이야기했다.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온 중국인 B(여·22)씨는 “중국 관영 매체들이 반 사드 여론을 고조시키면서 웨이보를 통해 반한 감정을 확산시키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중국 내 한국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B씨에 따르면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뿐 아니라 중국의 입장 표명에 대한 한국의 대응을 못마땅해 하는 정서가 확산하고 있다.

부정적 변화는 화장품 업계와 여행업계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 8일 이후 16일 기준 주요 화장품 업체 8개 평균 하락률은 10%가량, 여행업체인 하나투어의 주가는 약 11%하락했다. 가장 하락폭이 컸던 한국콜마홀딩스와 에이블씨엔씨의 주가 하락률은 각각 -20.8%, -26.5%에 달했다. 이화여대 앞 중국인 관광객을 타깃으로 한 화장품 가게들이 모여 있는 ‘화장품 거리’에도 가게를 찾는 중국인 손님들의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얘기들이 나왔다.

이대 앞 A매장에서 일하고 있는 한 중국인 점원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이 30% 정도는 준 것 같다”며 “원래 가게를 찾는 주 고객이 중국인이었는데 최근에는 일본인 관광객이 매장을 더 많이 찾고 있다”고 변화를 지적했다. 당분간 한국이 사드문제로 불쾌감을 표하는 중국에 지나치게 강경하거나 감정적인 대응만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나오는 근거들이다.

서진영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중국이 주변국들의 비난을 고려해 장기적으로는 사드 문제로 인한 한국에 대한 보복조처를 단행하지 않겠지만 감정적 대응을 삼가고 당분간 차분하게 중국에 대한 한국 외교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라윤 기자 ry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