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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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 임대주택 1000호 추가 공급한다

서울시, 청년·신진 예술가 지원 계획 발표
서울시가 예술인 밀집지역에 공공임대주택 1000호를 공급한다. 또 경력을 입증하기 힘들어 일명 ‘최고은법’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던 청년·신진 예술가들을 위한 지원을 시작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예술인 종합지원 계획을 17일 발표했다. 종합지원 계획은 주거 및 창작 공간 지원, 활동 기회 부여, 창작활동 지원, 교육 및 교류 확대 등 각 분야에서 총 43개 지원사업을 2020년까지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종합계획에 따르면 공공지원금 수혜 경력이 없는 예술인 가운데 예술대학 졸업 후 활동경력이 3년 이내인 예술인, 만 35세 미만 청년 예술인 등 두 유형으로 나눠 2017년 500건을 시작으로 2020년 1000건까지 지원을 확대해 나간다. 이들에게 멘토링과 작품 발표 기회, 홍보마케팅 등을 지원해 정부의 지원 대상 예술인에 진입할 때까지 경력이 단절되지 않도록 사다리를 놓는 것이다. 시와 구청 로비 등 공공 공간과 온라인에 아트월(Art Wall) 조성, 페스티벌 연 6회 개최 등 예술가는 판로를 개척하고 경력을 쌓을 기회를, 시민들은 새로운 작품을 접할 기회를 제공한다.

기존 중앙정부의 예술인 지원사업은 경력예술인 위주로, 지원을 받으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경력과 수입을 당사자 스스로 입증하는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이 때문에 경력을 단절하며 생계를 위해 열악한 아르바이트에 종사하거나 근로기준법 등 기본적인 사회안전망 안에 들어오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또 예술인의 지속적 성장을 돕기 위해서 거장의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전문 예술교육과 예술인으로서 권리를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저작권과 근로계약에 대한 교육도 마련된다.

시는 또 공공미술 600개, 거리예술축제 7000개, 예술교육 6000개, 예술치유 500개, 생활예술 200개, 공공참여 1000개 등 2020년까지 예술가들의 일자리 1만5000개를 만들어 알선하기로 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5년 문화예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시 예술인의 40.1%가 겸업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중 50.3%는 예술과 무관한 직종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예술인 21%는 예술 활동으로 얻는 수입이 아예 없었다. 2018년부터 시 산하 공공기관부터 사업에 표준계약서 사용을 의무화해 예술인 노동권을 보장키로 했다.

충정로와 정릉 등 예술인 밀집지역에 공공임대주택 1000호가 추가공급된다. 시는 예술인의 주거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예술인 공공임대주택 제도를 도입해 이미 50호를 공급한 바 있다.

제공되는 공간은 원룸·다가구주택 매입, 협동조합의 공동체 주택 등 공급 방식을 다양하게 한다. 우선 서울시 소유인 350가구 규모의 회현시민아파트를 예술인의 주거 및 창작 공간으로 리모델링해 낮은 월세의 장기임대 방식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또 예술인들이 이전해옴에 따라 지역 주민들의 예술 향유 기회가 늘 수 있도록 도시재생지역이나 재개발지역 등을 위주로 선정할 계획이다. 또 2인 이상 공동작업실 조건의 민간 운영 창작공간 300개소에 공모를 통해 최대 6개월간 1000만원의 임차료를 지원하기로 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