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열흘간 내놓은 기상청의 폭염 관련 예보다. ‘양치기 소년’이 따로 없다. 기상청의 폭염 전망이 잇따라 엇나가면서 ‘더위보다 짜증 나는 오보’라는 비판여론이 무성하다. 역대 가장 더웠다고 하는 1994년보다 더 극성스러운 더위가 전국을 달구고 있는 마당에 ‘국가 공인 예보’의 정확도마저 맥을 못 추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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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리 밑 피서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6.6도를 기록해 올해 최고기록을 경신하는 등 전국에 막바지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린 21일 전북 완주군 구이면 한 실개천 다리 밑에서 주민들이 더위를 피해 휴일을 즐기고 있다. 완주=연합뉴스 |
열사병과 열탈진 등 ‘온열질환’ 환자도 지난 19일 현재 1949명(사망자 16명 포함)으로 늘었다. 지난 6월 하순부터 지난 18일까지 더위 영향으로 폐사한 가축은 전국적으로 357만4000마리로 최근 5년간 가장 큰 피해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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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일 서울소방학교에서 신임소방관이 훈련 중 세수를 하고 있다. |
기상청이 “이번 고비만 넘기면 폭염이 끝날 것”이라고 ‘희망고문’을 하는 사이 이달 들어 94개 관측지점 중 15곳에서 역대 최고기온이 경신됐고, 심지어 전남 순천과 충남 홍성에서는 최고기온 1∼5위 기록이 전부 새로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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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염에 녹아내린 아스팔트. |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가 끝난 이후 지금까지 한반도 동쪽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서쪽에는 중국 대륙 가열로 인한 키큰 고기압이 자리한 채 멈춰있다”며 “기압계가 이렇게 오래 정지 상태로 있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 예측하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기상청은 날씨를 예측하는 수치모델로 영국·유럽·미국 모델을 기반으로 일본 모델을 참고한다. 그런데 이 모델 모두 적당한 시점이 되면 찬 공기가 한반도 중부지방까지 내려올 것으로 예상해 오보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오는 25일부터 반가운 비소식에다 폭염이 ‘정말로’ 한풀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기상청이 발표한 중기예보에 따르면 25일 예상 낮 최고기온은 대구 33도, 서울·대전 32도, 춘천 31도, 부산 30도 등이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