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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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자본에 의한 ‘이념적 식민화’ 비판

교황, “스스로 성별을 결정하는 건 죄악”

프란치스코 교황이 ‘학교가 아이들에게 자기 성별을 결정지을 수 있다고 가르치는 건 창조주의 뜻에 반하는 죄악’이라고 말했다고 교황청이 지난 2일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 발언은 폴란드 남부 도시 크라쿠프에서 개최된 세계청년대회에 참석 중 7월27일에 가진 폴란드 주교들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언급된 것으로 이날 나눈 대화 내용 일부를 교황청이 공개한 것이다.

교황은 “우리는 지금 하느님의 형상으로서의 인간이 소멸되는 순간을 살고 있다”면서, “그 이면에는 ‘이념적 식민화’(ideaological colonizations)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그는 “오늘날 아이들은 학교에서 누구든 자신의 성별을 결정할 수 있다고 교육받는다”면서, “이런 내용을 학교에서 가르치는 이유는 …(중략)… 사용되는 교과서가 돈을 기부하는 개인들과 기관들이 만든 것들이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교황청은 ‘2016 세계청년대회’ 참석 중 폴란드 주교들과 가진 지난 7월27일 대화에서 “아이들에게 자기 성별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고 가르치는 것은 죄악이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답변 내용을 지난 2일 공개했다. (사진=가톨릭 언론 기관 CNS 홈페이지 캡처)
교황은 “이념적 식민화는 매우 영향력 있는 나라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데 끔찍하다”면서, “오늘날은 창조주 하느님에 맞서 죄를 짓는 시대다”는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말한 내용을 인용해 강조했다. 또한 그는 “하느님은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셨고, 또 그렇게 세상을 창조하셨다”면서, “(그런데) 우리는 그 정반대로 행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그는 “남자와 여자는 더 이상 창조의 최정상에 서 있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 한복판에는 돈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그는 “우리가 직접 경작할 수 있도록 하느님은 우리에게 ‘경작되지 않은’ 상태를 주셨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경작 행위를 한다면서 ‘경작되지 않은’ 상태로 되돌려 놓는 일들을 지금 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교황은 이 밖에도 ‘무신론적 자유주의 문화의 팽배로 인한 기독교의 소수 종교화 문제’, ‘양극화 시대에서의 가톨릭의 자비의 역할’, ‘사목 현장에서의 결실 있는 교회 공동체 건설 방안’, ‘유럽 지역의 난민 문제 해결 방안’ 등에 관한 질문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특히 그는 오늘날 세상의 거의 모든 문제들의 이면에는 돈이라는 우상에 대한 숭배 때문에 사람을 착취하는 자본의 ‘이념적 식민화’가 원인으로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손인철 기자 jknewsk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