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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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수영·체조 심각한 부진… 기초종목 ‘뒷걸음질’

[17일 간의 열전 결산] (중) 중장기 전략 마련 시급
한국 선수단이 금메달 9개로 리우 올림픽을 마감하며 종합순위 8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고질적인 ‘메달 편식’ 현상은 여전했다. 한국이 획득한 금메달 중 절반에 가까운 4개가 경기 전 종목을 석권한 양궁 대표팀에서 나왔다. 정작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이 걸린 육상(47개)을 비롯한 수영(33개), 체조(14개) 등 기초종목에서 한국은 메달은커녕 결선 진출 2명(리듬체조 손연재, 다이빙 우하람)에 그쳤다. 애초에 기초종목은 메달 가능성이 희박했지만 무더기 예선탈락은 4년 동안 올림픽을 위해 흘린 땀방울이 무색할 정도다.

한국선수단은 리우 올림픽 기초종목 수영·육상·체조에서 극도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위쪽부터 수영 박태환, 육상 김국영, 기계체조 이은주.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이 때문에 그동안 한국 스포츠의 기초종목이 일부 걸출한 몇몇 선수에만 의존했던 한계가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스포츠는 육상 마라톤의 이봉주(1996년 애틀랜타 은메달)를 비롯한 수영의 박태환(2008년 베이징 자유형 400m 금메달), 기계체조의 양학선(2012년 런던 도마 금메달) 등 스타 선수들을 배출했다. 하지만 이들이 없으면 올림픽 기초종목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이 한국 스포츠의 현주소다. 약물 파동 때문에 가까스로 리우 올림픽 무대를 밟은 박태환은 훈련량 부족으로 결선조차 오르지 못했고 양학선은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불참했다. 결국 한국은 리우에서 육상, 수영, 경영의 결선 진출자를 단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한국은 리우 올림픽에서 이웃나라 일본의 기초종목 약진을 부러운 시선으로 지켜봐야 했다. 일본은 종합순위 6위(금 12, 은 8, 동 21)로 한국을 12년 만에 제쳤는데 기초종목에서 메달 7개(금 4, 은 3)를 보탠 덕이 컸다. 특히 일본은 엄청난 인적 자원을 갖춘 중국의 기초종목 메달 14개(금 3, 은 4, 동 7)보다는 적지만 금메달은 오히려 1개 더 많았다.

이에 일본의 중장기 기초종목 육성 전략을 배워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일본은 1961년 스포츠진흥법을 제정한 뒤 강화하기 시작한 생활체육이 근간이다. 육상만 놓고 봐도 일본의 중·고등학교 등록 선수는 전체 20만명에 달한다. 탄탄한 생활체육 인프라를 바탕으로 기초종목 외연을 넓힌 뒤 국가가 직접 나서 유망주를 육성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5월 장관급 부처 스포츠청을 신설해 유망주 육성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생활 체육+엘리트 육성’ 정책은 리우 올림픽에서 기초종목 깜짝 선전의 결과를 낳았다. 일본은 2020년 도쿄 올림픽에 대비해 기초종목 유망주 11인을 국가가 관리하는 ‘다이아몬드 애슬레틱’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