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팀은 2008∼2015년 이 병원 강직성 척추염 환자 중 척추 CT를 촬영한 117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남성 환자가 79%(920명)로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환자(47.2%)가 진단 당시 이미 흉추까지 침범한 상태였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강직성 척추염 환자가 2011년 3만2051명에서 2015년 3만8460명으로 20% 가까이 늘었다. 남자 환자가 여자보다 2.2배 더 많았다.
강직성 척추염은 가벼운 엉덩이뼈 통증 등으로 증상이 나타난다. 이를 가볍게 여기고 방치해 흉추까지 번지면 가벼운 기침에도 흉통이 느껴지고, 손으로 누를 때도 통증이 있는 등 회복이 어려운 상태에 이를 수 있다. 또 잠을 잘 때 등이 아파서 깨는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병원에서는 흉통이 있다고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기본적으로 흉추 X-ray 검사를 한다. 그러나 이 검사만으로는 강직성 척추염의 흉추 침범 여부를 파악하기 어렵다. 폐의 공기 때문에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CT 검사를 통해 흉추의 이상 여부를 확인해 강직성 척추염의 흉추 침범을 알 수 있다.
강직성 척추염은 조기에 발견하면 약물 치료와 운동요법 병행으로 척추 강직의 진행을 막을 수 있어 일상생활에 큰 무리가 없다. 통증이 가끔 느껴지고, 진통제를 복용하면 쉽게 가라앉기에 초기에 진단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흉추까지 침범되는 등 척추 강직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 병원을 찾으면 돌이키기 힘든 상황인 경우가 많다. 한번 굳은 관절은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초기에 증상을 자각해 일찍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교수는 “강직성 척추염은 일반적으로 척추를 침범하기 시작할 때 양쪽 엉덩이뼈가 번갈아 가면서 아픈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 시기에 진단을 놓치면 흉추를 침범할 때까지 증상이 심하지 않아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약물치료 효과로 강직까지 진행되는 경우는 10%에 불과하지만 흉추까지 침범돼 발견하는 등 치료시기가 늦게 되면 치료 효과가 저하될 수 있다”며 “강직성 척추염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미루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받을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김민순 기자
사진=게티이미지 뱅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