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진영의 집중 지원을 받은 추미애(5선·서울 광진을) 후보는 27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54.03%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새 당대표에 올랐다. 추 신임 대표와 함께 더민주를 이끌 최고위원 8명도 모두 친문 인사로 채워졌다. 지난 2월 분당 사태와 당 지지율 폭락 위기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에게 당권을 넘기고 2선으로 물러났던 친문 세력이 6개월여 만에 화려하게 부활한 셈이다. 결과적으로 더민주의 친문 색채가 이전보다 훨씬 더 짙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4월 총선 참패 책임론에 휩싸여 궁지에 몰리던 새누리당의 친박(친박근혜) 진영도 8·9 전대에서 지도부의 주요 포스트를 싹쓸이한 것을 고려하면 정치권이 돌고 돌아 도로 ‘친박 대 친문’의 강대강 구도로 짜여진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신임 대표가 2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경선 결과가 발표된 직후 한 손에 꽃다발을 든 채 당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
추 대표가 특히 당선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에 대해 “이제 당대표로서 당론을 뚜렷이 해서 한반도에서 지정학적 충돌이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고 강조한 만큼 대북 안보 분야에서 뚜렷한 변화가 점쳐진다. 김 전 대표가 안보 이슈의 정치 쟁점화를 의도적으로 피했던 것과 달리 추 대표 체제에선 여야 간 안보 논란이 전면화할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다.
청와대는 이날 추 대표 선출 관련해 일체의 언급을 피하며 침묵으로 일관했다. 새누리당 김현아 대변인은 “당장 국회에 발이 묶여 있는 각종 경제활성화법, 개혁법안의 통과, 민생추경의 처리에도 적극 앞장서 달라”고만 촉구했다.
김동진 기자 bluewin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