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연유로 이 대표와 추 대표의 첫 번째 과제는 한국정치에서 비주류가 성공할 수 있다는 선례가 되는 것이다. 우리 정치 역동성의 상징이 돼야 한다.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정치적 문제해결 능력이 요구되는 이유다. 쉽지 않다. 왜냐하면 이 대표와 추 대표 모두 양당 주류세력의 외연 확대라는 선거 승리의 필요성과 지금 주어진 선택지 중에서 그중 가장 나은 선택이라는 공통점 때문이다. 당내 주류세력의 정치적 ‘대리인’이라는 것이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학 |
이에 이 대표와 추 대표의 두 번째 과제는 ‘대리인’에서 벗어나 ‘대표’가 되는 것이다. 당내 주류세력의 대리인이 아닌 새누리당과 보수세력의 대표와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 지지세력의 대표 말이다. 이를 위해 우선 통합의 중심이 돼야 한다. 첫 메시지도 통합이었다. 이 대표는 “지금 이 순간부터 새누리당에는 어떤 계파도 존재할 수 없음을 선언한다. 패배주의, 지역주의도 없다”고 했고, 추 대표는 “우리가 결별해야 할 세 가지는 분열, 패배주의, 낡은 정치”라 했다. 하지만 통합의 메시지가 양당의 기득권 옹호에 머문다면 곤란하다. 2016년 총선은 양당의 정치권 기득권 체제와 양당 내부의 패권주의적 행태에 대한 응징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다음은 확장이다. 통합이 전통적 지지층의 복원이라면 외연 확대는 대선 승리의 보증수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당의 원심력이 높아지며 당내 주류와 충돌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대선 경선의 공정한 관리와 흥행 성공의 과제다. 대선 경선이 국민적 관심을 끌면서도 세력이탈을 막고 외연까지 확장해야 한다. 정권 운용의 신뢰와 능력까지 보인다면 금상첨화다. 구심력과 원심력이 교차하는 환경에서 두 대표의 정치력이 중요한 이유다.
두 사람의 마지막 과제는 국정 운영의 거버넌스(협치)다. 당장 ‘사드 반대 당론’과 ‘사드 찬성 당론’이 정면 충돌할 것 같다. 쟁점사안을 당론으로 구속하기보다 의원 자율선택에 맡기는 방법도 있다. 의총이 당론 결정과정에서 나름의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다. 나아가 두 사람은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을 정례화해 국정에 대한 여야 공감을 넓히고 정치적 문제해결 역량을 보여주어야 한다. 두 사람을 둘러싼 환경과 앞에 놓인 과제는 쉽지 않다. 하지만 두 사람에게 한국정치의 퇴행과 발전 여부가 걸려 있다. 이 대표와 추 대표의 행보를 주목한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