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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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 성폭행 20대男 "사과하려 납치" 황당 변명

대낮에 10대 여중생을 성폭행하고 버스에 태워 납치를 시도하는가 하면 경찰 추적을 피해 반대차선을 질주한 끝에 정면 충돌사고를 일으킨 20대 남성이 "우리집에서 피해 학생에게 사과하려고 납치했다"고 황당한 변명을 했다.

5일 경기 남양주경찰서는 최모(24)씨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서 최씨는 성폭행과 납치 동기에 대해 "평소 성욕을 주체하지 못해서 범행을 저질렀는데, 범행 후 학생과 (내) 집에 가서 나의 사정을 설명하고 사과하려 납치했다"고 진술했다.

피해 학생 A양과 일면식도 없는 최씨는 범행 당일 자신의 집인 남양주 화도읍에서 범행 대상을 물색하기 위해 무작정 서울에 간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후 아버지의 차를 몰고 속초로 간 것에 대해 최씨는 "속초에 연고는 없고 그냥 무작정 달렸다"고 했다.

최씨는 비슷한 범죄를 저질러 교도소에 수감된 전력이 있지만, 전자발찌 착용 대상은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최 씨는 지난 2일 오후 2시쯤 서울의 한 주택가에서 귀가하던 10대 여학생 A양을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A양을 흉기로 위협, 광역버스에 태운 뒤 서울서 1시간 떨어진 자신의 집 근처인 남양주시 화도읍까지 이동했다.

버스가 화도읍 한 정류장에 도착하자 최씨는 같이 내리려고 먼저 나갔다. 그 순간 A양이 버스 기사에게 달려가 도움을 요청하자 최씨는 그대로 달아났다.

버스 기사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최씨가 A양과 함께 서울에서 남양주로 향하는 버스에 탑승한 것과 남양주 화도읍의 한 승강장에서 혼자 내린 모습이 찍힌 버스 내 폐쇄회로(CC)TV 등을 확보해 신원을 특정해 추적했다.

경찰은 최씨가 화도읍 자신의 집에서 아버지의 승용차를 끌고 강원도 속초까지 달아난 사실을 파악하고 강원지방경찰청에 공조수사를 의뢰했다.

공조수사 요청을 받은 속초경찰서는 3일 오후 5시 40분쯤 속초시 교동 모 아파트 앞 삼거리에서 좌회전을 위해 신호대기 중이던 최씨 차량을 발견, 가로막고 검문을 시도했지만 최씨가 미시령 방면으로 달아나면서 추격전이 벌어졌다.

미시령 방면으로 100여m를 달아나던 최씨는 한 중학교 앞 교차로에서 신호대기 중인 차들에 가로막히자 중앙선을 침범해 또다시 질주, 맞은편 차선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승용차를 들이받았다.

이후 최씨는 차에서 내려 또 다른 차량을 훔쳐 달아나려했고 실패하자 100여m를 도망치다가 뒤따라온 경찰에 붙잡혔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