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엄태구 "인기 생겨도 독립·단편영화 계속 출연할 것"

입력 : 2016-09-20 17:32:12
수정 : 2016-09-20 17:32:11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연극 출신 배우들은 무대가 고향이듯, 제게는 단편영화가 그런 존재예요."

영화 '밀정'(감독 김지운)에 출연한 배우 엄태구(33)가 독립영화를 향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밀정'에서 송강호가 연기한 주인공 이정출을 향해 총구를 겨누는 일본경찰 하시모토로 분해 강렬한 에너지를 내뿜었다.

엄태구는 최근 진행된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얼마 전 단편 '시시콜콜한 이야기'(감독 조용익)를 찍었는데 멜로영화다. 대학 시절부터 단편(독립)영화를 찍었고 앞으로도 계속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제게 단편영화는 고향 같다. 소수의 인원이 모여 영화를 찍는 분위기에 익숙하고, 직접 시나리오를 써 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건국대학교 영화학과 1기로 2007년 영화 '기담'으로 충무로에 데뷔한 엄태구는 올해 데뷔 10년 차, 독립·상업영화 통틀어 38편에 출연한 베테랑이다. 친형인 엄태화 감독이 연출한 단편 '숲'(2012, 미장센단편영화제 대상)과 장편 '잉투기'(2013)에 출연해 두각을 보였다. 

그러나 일반 대중에 그의 존재를 각인시킨 작품은 불과 작년에 개봉한 '차이나타운'(2015)으로, 이 작품에서 그는 김혜수가 분한 '엄마'의 오른팔 '우곤' 역을 맡아 강한 인상을 남겼다.

"대중이 본 제 모습이 많지 않아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밀정'에서 호흡 맞춘 대선배 송강호를 롤모델 삼아 성장해 나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송강호 선배님에게 받은 고마운 것들을 후배들에게 그대로 돌려주고 싶어요. 저만의 방식대로 승화해서요. '밀정'은 제 연기 인생에 있어 전환점이 돼준 작품이고, 송강호 선배님은 제 롤모델이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어요. 촬영 내내 속으로 '감사합니다, 잘 하겠습니다'를 되뇌이면서 연기했죠. 그런 작품이 이제는 관객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으니 매우 행복합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밀정'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