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성수기인 가을 이사철을 맞아 추석 이후 본격적으로 분양물량이 쏟아질 전망이다.
특히 분양물량이 많아진 만큼 이전에는 같이 협력관계로 분양했던 건설사들도 곳곳에서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6월 GS건설, 현대건설, 대우건설 3개사는 경남 김해 율하2지구 3개 블록에서 2391가구의 대단지 ‘원메이저’를 분양하며 힘을 합쳤다. 사업에 대한 지분도 큰 차이가 없었다. 현대건설이 40%를, GS건설과 대우건설이 각각 30%를 차지했다. ‘원메이저’라는 단지명에서는 협력에 대한 의지가 드러난다. 시공능력평가 국내 5위안에 드는 3개사가 모여 하나의 대단지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이러한 협력에 따른 청약 성적도 좋았다. 2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임에도 원메이저는 2081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3만1681명이 몰리면서 1순위에서 평균 15.22대 1를 기록했다. 상반기 경남지역에 평균 청약 경쟁률인 13.16대 1보다 높았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GS건설과 대우건설은 안산에서, GS건설과 현대건설은 경기도 광주시 태전지구에서 연내 분양 대전을 벌인다. 이전의 동지가 수도권에서는 경쟁상대가 된 격이다.
우선 안산에서는 GS건설이 ‘그랑시티자이’를 내놓는다. 고잔신도시 개발의 종지부를 찍는 마지막 자리 90블록 일대에 선보이는 이 단지는 안산 최대 규모인 7628가구, 최고층인 49층 높이의 상징성에다 주거·상업·문화가 결합된 대규모 복합도시로 들어선다. 그랑시티자이는 총 7628가구 규모의 안산시 상록구 사동 90블록 일대의 도시개발사업 중 1단계 사업이다.
단지 맞은편으로 사동공원을 비롯해 안산호수공원과 안산갈대습지공원이 있어 쾌적한 트리플 녹지 프리미엄을 갖췄다. 단지 내에는 초대형 규모의 보육시설(어린이집)을 비롯해 단지 내 초·중·고교(90블록 2단계 부지 내 설립 계획)를 모두 도보로 통학할 수 있도록 계획되어 있다. 더욱이 안산과 여의도를 30분대로 잇는 신안산선 한양대역(계획·가칭) 단지 가까이 있어 서울 접근성이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질세라 대우건설도 3개 단지를 묶어 재건축에 나선다. 초지동과 원곡동 일대에서 연립주택 재건축 3개 사업장을 통해 ‘초지역 메이저타운 푸르지오’를 선보인다. 각각 원곡연립3단지(1244가구), 초지연립1단지(1548가구), 초지연립상단지(1238가구) 등이며 3개 단지의 일반분양물량만 1405가구다.
이는 광주시에서도 비슷하다.
현대건설도 태전지구에서 9월 ‘힐스테이트 태전2차’를 선보이며, GS건설도 오는 12월 태전7지구 C13∙14블록에서 668가구 규모의 자이를 선보인다. 상황도 다르다. 이미 현대건설은 지난해 5월 태전5·6지구에서 선보인 3146가구의 힐스테이트 태전과 함께 금번 태전7지구에서 선보이는 1100가구를 포함한 총 4246가구의 힐스테이트 브랜드 타운으로의 가치를 강조하고, GS건설은 지역 내 첫 브랜드로 상징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이라고 해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현대산업개발과 SK건설은 연내 신길뉴타운에서 분양 격돌이 예정되어 있다. 신길뉴타운 14구역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이 612가구를 10월 분양할 예정이며, SK건설은 12월 신길뉴타운 5구역에서 SK뷰 브랜드 아파트 1546가구를 선보일 계획이다. 영등포구에서는 서로 경쟁상대이지만, 서울 은평구 응암10구역 재개발 사업에서는 손을 잡는다. 12월 선보이는 이 단지는 총 1305가구로 이중 461가구를 일반에 분양할 예정이다.
대림산업은 현대산업개발과 연내 송파구에서는 경쟁을, 바구멀 1구역에서는 협력한다. 우선 현대산업개발은 10월 송파구 풍납2동에서 풍납우성아파트 재건축을 통해 697가구 규모의 ‘풍납우성 아이파크’를, 대림산업은 같은달 송파구 거여2-2구역 재개발을 통해 1199가구 규모의 ‘e편한세상 거여’를 선보인다. 바구멀 1구역에서는 두 건설사가 1246가구 규모의 재개발 사업을 위해 손을 잡는다. 컨소시엄은 만큼 각 사는 기술력을 합쳐 아파트 상품의 질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분양시장의 호황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어 건설사들이 공급을 서두르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8월 분양물량은 12만7913가구로 많다. 분양 성수기를 맞아 같은 기간 가장 많은 분양물량이 쏟아졌던 지난해 13만1837가구를 제외하면 2000년대 들어 두번째로 많은 물량이다.
또한 2010년대 초반 분양시장이 침체를 겪으면서 건설사들이 예전과 같이 배척하는 분위기가 아닌 상생하는 분위기로 방향을 선회한 것도 이러한 협력과 경쟁이 이어지는 이유란 분석이다. 기존 한정된 수요를 가르기 위해 경쟁을 펼치는 것이 아닌 지역 분양시장 분위기를 돋우면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 부동산 호황기에는 경쟁업체 직원은 모델하우스에도 방문을 금하고 홍보하는 직원끼리 고성이 오가는 등의 사례도 종종 있었지만 최근에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오히려 같은 지역 내에서 비슷한 시기 분양을 진행해도 상호비방 등을 최소화하고, 시장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서로 노력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