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소재동에는 ‘가위손’이 있다. 바로 이발사 이종완(79)씨. 최신식 미용도구들이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이씨가 쓰는 도구들은 모두 평균 20년이 넘은 오래된 것들이다. 그러나 시간이 멈춘 듯 예전 모습을 간직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질 않는다. 손님들은 말하지 않아도 척척 머리 손질을 해주는 이씨의 기술을 높이 사는 것은 물론 그의 이용원이 단골들이 옹기종기 모여 수다를 떠는 사랑방 역할을 자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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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오후 EBS1은 반평생 가위질을 하며 스스로 성공한 인생이라고 자처하는 이종완씨 등의 사연을 소개한다. EBS 제공 |
전남 화순 화평시장에서 미용실을 하는 장금자(78)씨 역시 화평 할머니들의 머리를 책임진 지 30년이 넘었다. 스물두 살, 손이 야무졌던 장씨를 눈여겨본 친척으로부터 조금씩 미용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이어 미용사 자격시험을 1등으로 합격하며 화평 할머니들의 머리는 모두 장씨의 몫이 됐다. 7년 전 남편과 사별한 장씨는 자식들까지 훌쩍 떠나 도시로 가자 홀로 동네 미용실을 지키고 있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