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교에서 집단 식중독 발생이 잇따르고, 병원에서 C형간염 집단 발생이 발생한 가운데 15년만에 국내에서 콜레라 환자까지 나오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다행히 지난해 전국을 들끓게 했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환자는 올해 다시 나오진 않았지만, 유독 많은 감염병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공중 보건을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韓 15년만에 콜레라 환자 발생
9일 질병관리본부(KCDC)에 따르면 서울과 부산 등 전국 중·고등학교에서 집단 식중독 의심 사례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부산 동구의 한 여고를 비롯해 경북 봉화의 중·고등학교, 서울 은평구의 중·고등학교 5곳에서 학생들이 무더기로 식중독에 걸렸다.
2001년 이후 15년만에 발생한 콜레라 환자는 광주광역시에서 나왔다. 광주 거주자로 경남 남해안을 여행하면서 어패류를 섭취한 50대 남성이 환자다. 콜레라가 흔히 발생하는 국가들에 비해 한국의 위생상황이 나쁘지 않은 만큼 환자 발생이 유행으로 이어질 우려는 크지 않지만, 그렇다고 집단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마지막 유행 시기인 2001년에도 상·하수도 위생 상태가 나쁘진 않았지만, 경상도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적인 유행이 발생해 162명의 환자가 나왔다.
이처럼 최근 잇따라 발발한 감염병 외에도 올해는 유독 여러 감염병이 유행하고 있다.
영유아들을 괴롭히는 감염병인 수족구 환자수는 6월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26주째인(6월 19~25일) 의사환자 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51.5명으로, 방역당국이 감시체계를 가동한 2009년 이후 작년까지 최고치였던 35.5명(2014년 5월 11~17일)을 크게 웃돌았다.
◆오염된 음식물 등을 통해 감염, A형간염 환자 올해 유독 많아
환자수가 많이 줄어 8월 7~13일 기준 의사환자 분율은 1000명당 20.0명까지 낮아졌지만, 여전히 최근 4년간 2014년을 제외하고는 그 해의 연간 최고치보다 오히려 높은 수준이다.
주로 오염된 물이나 음식물을 통해 감염되는 A형간염 환자수도 올해 유독 많다. 올해 상반기 환자수는 작년(1002명)보다 2.9배나 많은 2915명이었다. 작년 연간 환자수 1804명을 훌쩍 뛰어넘는다. 이대로 가다간 큰 유행이 있었던 2011년(환자수 5521명)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A형간염은 2011년을 제외하고는 환자수가 △2012년 1197명 △2013년 867명 △2014년 1307명 등을 기록해 큰 유행은 없었다.
이밖에도 진드기가 매개가 되는 쯔쯔가무시증과 중증열성혈소판증후군(SFTS) 환자수도 예년보다 크게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환자수는 전년(270명)의 280%에 해당하는 760건이나 됐다. 진드기 매개 감염병은 폭염이 끝나고 가을이 되면서 유행이 더 커질 수 있다. 쯔쯔가무시증 환자의 90%는 9∼11월에 집중적으로 나온다.
결핵 집단 감염은 또 다른 위협이다. 이미 한국은 지난해 기준으로 결핵 신환자율(10만명당 신규 환자수)이 63.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단연 1위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지난달 이후만 이대 목동병원과 고대 안산병원의 소아·아동 관련 병동 종사자가 잇따라 결핵에 감염된 사례가 나왔다.
◆지카바이러스 확산 여부에 촉각
방역당국은 당초 올해 여름 지카바이러스나 메르스 방역에 역량을 모아왔다. 지카바이러스의 경우 국내 감염 사례가 나오지 않았고, 메르스 환자도 아직 발생하지 않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 지카바이러스 환자들은 동남아나 남미를 여행하고 온 사람들이다. 방역당국은 리우올림픽이 폐막한 만큼 브라질 방문자의 지카바이러스 감염 여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해는 다행히 메르스 환자의 유입 사례가 나오지 않았지만, 중동 지역에서 병원 내 감염이 유행하고 있는 만큼 긴장의 끈을 놓기 힘든 상황이다. 올해 전세계적으로 174명의 메르스 환자가 발생해 59명이 숨졌다. KCDC는 중동 지역 병원에서 2차 감염이 대거 발생하면 국내 유입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KCDC 측은 올해 감염병 유행이 유독 많은 이유를 한가지 요인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감염병 중 세균이나 벌레에 의한 것은 계속되는 무더위가 번식에 유리한 환경을 만든 것이 유행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면서 손씻기와 음식 익혀먹기 같은 개인 수칙을 지키고 감염병 발생시 신속하게 신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쌀쌀한 날씨에 식품관리에 소홀해지기 쉽지만 음식 보관 관리는 물론, 냉장고 위생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 위생과 신선함을 위해 냉장고 안에 넣어둔 오래된 음식물이 자칫 음식쓰레기로 전락해 유해 세균과 식중독과 같은 질병에 걸리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 생활용품업체 애경에스티의 조언을 받아 냉장고 속 세균번식을 막고 청결하게 관리하기 위한 청소법에 대해 알아본다.
냉장고에 보관한다고 해서 식중독균으로부터 안심할 순 없다. 식중독균을 유발하는 리스테리아균이나 여시니아균 등은 저온에서도 생존이 가능하다. 냉장실 선반에 묻은 음식물이나 물기는 세균을 증식시켜 주변 다른 음식까지 영향을 줄 수 있어 마른 헝겊으로 닦아내야 한다.
◆쌀쌀한 날씨 식품관리 소홀…냉장고 위생 더 신경써야
선반 청소가 필요한 경우 △베이킹소다 1큰술 △식초 1큰술 △물 1컵을 섞어 행주에 묻혀 닦은 후 마른행주로 다시 닦아준다. 또한 뜨거운 음식을 바로 냉장고에 넣으면 음식의 열이 냉장고 안에 든 다른 음식 온도까지 높여 상하게 할 수 있어 식혀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냉장고 안 악취는 음식의 맛과 신선도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한번 생겨난 냉장고 악취는 쉽게 제거되지 않으므로 수시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 탈취효과가 있는 레몬을 잘라 물이 담긴 컵에 넣은 후 냉장고 안쪽에 넣어둔다. 식초와 물은 1대1 비율로 섞어 냉동실에 넣어두면 퀴퀴한 냄새를 잡는데 도움이 된다.
전용 탈취제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탈취제는 냉장고용과 냉동실용을 공간에 맞게 사용해야 올바른 효과를 볼 수 있다. 냉장실용 탈취제를 냉동실에 사용하게 되면 냉동실 내부의 온도가 너무 낮아 제품이 얼어버려 제 기능을 못하게 된다. 반대로 영하의 온도에도 얼지 않도록 설계된 냉동실용 제품을 냉장실에 놓게 되면 사용 환경의 온도 차로 인해 탈취작용이 과도하게 일어나 탈취제의 수명이 훨씬 짧아진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