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동악미술사학회에 따르면 이 학회가 2011년 펴낸 ‘동악미술사학’에 게재된 논문 ‘중국 아육왕탑 사리기의 특성과 수용에 관한 고찰’에서 최응천 동국대 교수는 석탑의 하대석으로 추정되는 석조 부재 두 점이 박물관에 있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이 부재들이 석탑의 하대석으로 보는 근거로 “두 점 모두 완전한 형태는 아니지만, 외면에 안상(眼象·코끼리 눈 모양)과 당초문(唐草文·덩굴식물 문양)이 음각돼 있는데, 이러한 무늬는 보협인석탑의 상륜부에서도 관찰된다. 운형(雲形·구름무늬)의 도식적 당초문도 상륜부 아래의 대석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동국대 박물관 소장의 ‘보협인석탑(왼쪽)’과 석탑의 일부였던 것으로 추정되는 하대석. 문화재청 제공 |
정우택 동국대 박물관장은 “하대석이 있다면 면밀한 검토를 통해 탑을 복원해야 할 것”이라며 “이 탑은 원상태에 관한 자료나 사진이 남아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석탑에 끼어 있는 동전에 대해서는 동국대 박물관에 수차례 문제가 있다고 통보한 바 있다. 문화재위원회가 탑의 보수와 관련해 다양한 방안을 놓고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석탑은 대표적인 조탑공덕경(造塔功德經)인 ‘보협인다라니경’이 안치된 탑으로 ‘아육왕탑’으로도 불린다. 본래 충남 천안 북면 대평리 탑골계곡 절터에 무너져 있었으나, 동국대 박물관이 수습해 1.9m 높이로 다시 세웠다. 현재는 부재 5개가 남아 있으나 기단과 탑신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고 빠진 부분이 있어 형태가 완벽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학계 관계자는 “대학 박물관의 허술한 유물 관리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며 “연구와 고증을 통해 옛 모습을 확인하고 수리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