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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길을 묻다] 중국 영향력 ‘쑥쑥’… 기회인가 위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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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업 종속 우려” vs “거대 시장 활용해야”
한류가 중국이라는 호랑이 등에 올라타면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중국 자본의 문화산업 침투는 이미 빠르게 진행 중이다. 방송 제작 인력 유출도 심각하다. 그 사이 중국은 규제 장벽을 높이며 자국 산업을 키우고 있다. 한국 문화산업의 중국 종속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면 중국 시장을 기회로 보고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위협을 계기로 우리 문화산업이 전략적으로 해외 시장에 접근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최근 2∼3년 한류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급격히 늘었다. 방송산업실태조사 결과 국내 방송 콘텐츠의 중국 수출 금액은 2012년 1300만달러에서 2014년 1억800만달러로 8배 넘게 증가했다. 중국 자본은 이미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큰손으로 올라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기업이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체에 투자한 금액은 1억6130만달러(약 1803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중국의 투자 액수(1억1080만달러)를 이미 넘어선 규모다.

중국 자본은 판권 구매를 넘어 아예 한국 기획사의 지분을 확보하며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 중국 화이텐센트는 올 3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제작사 HB엔터테인먼트에 2억3000만위안(약 380억원)을 투자해 전체 지분의 30%를 확보했다. 중국 쑤닝유니버설은 지난해 6월 애니메이션 ‘넛잡’을 만든 레드로버의 지분 20.17%, 같은 해 11월에는 아이돌그룹 AOA 소속사인 FNC엔터테인먼트의 지분 22%를 사들였다. YG엔터테인먼트, 키이스트, 초록뱀 미디어 등에도 중국 자본이 손을 뻗쳤다.

한국방송협회 관계자는 “중국 자본이 들어오면서 한류 스타·작가의 몸값이 뛰고 덩달아 제작비가 상승하고 있다”며 “높아진 제작비를 국내에서 감당할 수 없는 시점이 오면 한국 시장이 중국에 종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또 “‘나는 가수다’의 김영희 PD, ‘별그대’의 장태유 PD 등 뛰어난 제작 인력이 중국으로 속속 건너간 데다 규제 장벽으로 우리 콘텐츠를 중국에 팔기는 점점 어려워지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실제 드라마 주연 배우의 출연료는 2008년 회당 2000만∼3000만원에서 현재 1억∼2억원으로 뛰었다. 미니시리즈의 회당 평균 제작비도 2009년 1억8000만원에서 지난해 4억원으로 급등했다.

반면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기회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유럽 모두 중화권을 노리는 상황에서 한국은 문화적 친밀감을 바탕으로 중국 시장을 선점한 유리한 위치라는 것이다. 박상주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사무국장은 “중국 콘텐츠의 성장, 인력 유출, 자본 잠식은 막을 수 없는 흐름”이라며 “한국 콘텐츠가 세계로 나갈 기회가 주어진 상황에서 우리 스스로 문을 닫기보다 중국과 교류하며 자체 역량을 키우고 우리만의 장점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사무국장은 또 “한국 제작사 입장에서는 중국 자본이 들어오면서 저작권을 확보해 새 시장을 개척할 수 있게 됐다”며 “국내 방송사가 기존에 제작비의 절반만 대고 모든 저작권을 귀속시킨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투자한 만큼 가져가는 중국 자본이 더 건전하다”고 덧붙였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