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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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끼어들기' 경찰, 관광버스 화재 원인 포착

지난 13일 오후 관광버스 화재로 해외여행을 마치고 귀가하던 한화케미칼 퇴직자 부부 10명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무리한 차로변경' 과정에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울산 울주경찰서는 14일 사고대책본부를 꾸려 사고 당시 정황을 재구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우선 사고 현장을 명확하게 담은 고속도로 교통정보용 CCTV를 확보해 정밀 분석했다.

경찰에 따르면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언양분기점에서 경주IC 방향 약 1km 지점에서 편도2차로를 주행하던 관광버스는 앞서 가는 차량을 추월하기 위해 1차로로 진로를 변경했다.

이후 울산 방면으로 진입하기 위해 언양분기점에서 경주IC 방향 약 500m 지점에서 2차로로 끼어들다 도로변에 설치된 콘크리트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약 60m를 그대로 달리던 버스는 다시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 멈춰섰고 버스 오른쪽 앞부분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경찰은 운전자 이씨의 운전부주의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업무상과실치사상 및 교통사고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이씨를 긴급체포한 데 이어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졸음운전이나 음주운전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 결과 6년간 버스운전을 해온 이씨는 사고가 난 13일 기업체 통근버스 등 오전에 3~4시간동안 운전을 했다.

이날 오후 8시30분께 대구공항에서 승객들을 태운 이씨는 1시간 뒤 평사휴게소에 들려 승객들과 저녁식사를 했다.

이후 40분을 더 운전하다 사고가 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측정 결과 음주 상태는 아니었다.

관광버스 점검부실 의혹도 주행거리 6만8000km의 올해 2월 출고된 새 차량으로 확인되면서 사그라들었다.

울주경찰서 최익수 서장은 "이씨는 1차로로 차선 변경을 하다가 타이어에 펑크가 나 비상등을 켜고 2차로로 다시 진입했다고 진술했다"며 "음주, 무면허운전 등 10여건의 전력이 있는 점, 운전 부주의로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점을 토대로 추가 조사를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13일 오후 10시11분께 울산 울주군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언양분기점 부근에서 이씨가 몰던 47인승 관광버스에 불이 나 김모(61)씨 등 승객 10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

승객들은 한화케미칼 퇴직자 부부모임 회원들로 이날 중국여행을 마치고 귀국해 대구공항에서 울산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특히 화재 직후 버스 출입문이 가드레일에 막히면서 큰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사망자 가운데 부부 3쌍이 포함돼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