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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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딸 특혜의혹'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 사퇴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이 19일 오후 2시 5분쯤 총장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이화여대 개교 130년 역사상 총장이 중도에 물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4년 7월 29일 제14대 김선욱 총장의 뒤를 이어 제15대 이화여대 총장에 취임한 최 총장은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 딸 특혜 입학 등 의혹에 휩싸여 학생과 교수들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아 왔다 .

이화여대 교수들은 개교 130년 만에 처음으로 총장 퇴진을 요구하는 사위를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 열 예정이었으나 최 총장은 앞서 사퇴카드를 내밀었다.

최 총장은 언론에 보낸 보도자료를 통해 "저는 이제 이화가 더는 분열의 길에 서지 않고 다시 화합과 신뢰로 아름다운 이화 정신을 이어가자는 취지에서 오늘 총장직 사임을 결정하게 됐다"고 사퇴 배경을 알렸다.

이어 "돌아보면 지난 2년여간의 시간은 이화를 위해 헌신할 수 있었던 제 인생에서 가장 바쁘고 힘들면서도 보람 있는 시간이었다"며 "제가 최선을 다해 일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학교만 바라보면서 힘든 대내외적인 환경을 이겨내며 함께 해주신 교직원 선생님들과 동문 여러분 덕분이었고 자랑스러운 우리 이화의 학생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회상했다.

최 총장은 '불통' 논란과 학생들의 본관 점거 시위의 결정적 계기가 된 미래라이프대학(평생교육 단과대 학) 사태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박근혜 대통령 '비선 실세'로 지목되고 있는 최순실 씨 딸 정유라(20) 씨에 대한 입학 특혜 의혹은 부인했다.

최 총장은 "미래라이프대학은 4년제 정규 단과대학으로서 교육의 기회를 확대하고자 한 건학이념과 섬김과 나눔이라는 이화 정신의 구현을 위해 추진했던 사업"이라며 "구성원들에게 충분히 설명해 드리지 못하고 소통에 부족함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이에 저는 이화 전체의 화합을 위해 평단 사업에 반대하는 학생, 교수, 동문의 의견을 전면 수용하여 해당 계획을 철회하게 됐다"며 "더 나아가서 저는 이제 총장직 사퇴를 표명하오니, 본관에서 아직 머무는 학생과 졸업생 들은 바로 나와서 본업으로 돌아가시길 진심으로 부탁드린다"고 했다. 

최 총장은 "최근 체육특기자와 관련해, 입시와 학사관리에서 특혜가 없었으며 있을 수도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면서 "지금까지 제기돼 왔던 여러 의혹에 대해서 학교로서는 최대한 사실에 따라 해명해 드린 바 있다.

다만, 앞으로 체육특기자 등의 수업관리를 좀 더 체계적이고 철저히 해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최 총장은 "저의 사직으로 그간의 분열을 멈추시고 오로지 학생과 학교를 생각하시고, 이화가 우리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바를 생각하시며 힘을 모아 지금의 사태를 조속히 해결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최 총장 사퇴에 따라 미래라이프대 설립에 따른 학생들의 점거 농성과 최순실 딸 의혹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