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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증거물 태블릿PC 주인은

최순실 “내 것 아냐” 부인 또다른 논란 / JTBC “최씨 거주 쓰레기통서 주워”
정권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가 청와대로부터 여러 문건 등을 전달받아 저장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태블릿 PC에 대해 “내 것이 아니다”고 부인함에 따라 이 태블릿PC의 실제 소유자와 사용자가 누구인지를 놓고 논란이 일 전망이다. 문제의 태블릿PC를 처음 입수해 보관된 자료를 공개한 JTBC 측에서 입수 경위 등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최씨 주장이 사실일 경우 또 다른 파문이 예상된다. 


최순실씨가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태블릿PC에 저장된 각종 파일들. JTBC는 지난 24일 방영한 뉴스에서 “최씨가 사무실을 비우면서 건물 관리인에게 처분을 맡긴 PC에서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 초안 등 44건을 포함해 모두 200여건의 문건 파일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최씨는 26일(독일 현지시간) 세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나는 태블릿PC를 가지고 있지도 않고 그것을 쓸 줄도 모른다”고 해당 태블릿PC와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JTBC가) 남의 PC를 보고 보도한 것 아닌지 모르겠다. 검찰에서 취득 경위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 관계자가 27일 정부세종청사 내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콘텐츠산업실 콘텐츠정책관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콘텐츠정책관실은 2015년 미르재단 설립 인가를 담당한 부서다.
세종=연합뉴스
앞서 JTBC는 태블릿PC를 입수한 경위에 대해 “최씨가 거주한 건물 관리인으로부터 확보했다”고 했다가 이후 “쓰레기통에서 주웠다”고 한 상태다. 또 해당 태블릿PC의 소유주는 ‘마레이컴퍼니’라는 회사이며 청와대 홍보수석실 산하 뉴미디어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인 김한수씨가 이 회사의 대표였다고 보도했다. 김씨는 2012년 4월부터 2013년 1월까지 회사 대표를 맡은 뒤 당시 박근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홍보미디어본부 SNS팀장을 거쳐 지금까지 청와대에 근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씨가 김 행정관을 통해 청와대 관련 문서들을 받아왔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JTBC는 또 이 태블릿PC에서 발견된 파일의 작성자로 ‘청와대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으로 불리는 정호성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지목한 바 있다. 태블릿PC 문건 중 2013년 8월4일 작성된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모두발언용 청와대 내부 문건 작성자 아이디 ‘narelo’가 정 비서관 것이란 점에서다. 현재 공개된 문건의 작성, 전달 날짜 등에 비춰 이 태블릿의 사용시기는 2012년 6월부터 2014년 3월까지로 추정된다. 최씨가 문제의 태블릿PC를 소유하거나 사용한 적이 없다고 한 말이 사실일 경우 또 다른 국면이 전개될 수 있다는 얘기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