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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걸 “박 대통령 '교과서 기운' 발언에 귀기 느꼈다"

작년 청 회담 때 내용 소개 /“부끄러운 역사 어떤 부분이냐 묻자 / 전체 책 보면 그런 기운 온다 말해”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전 원내대표가 29일 지난해 10월22일 이뤄진 박근혜 대통령과의 청와대 회담을 소개하며 “그 자리에서 박 대통령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말하자면 어떤 귀기(鬼氣) 같은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 전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당시 문재인 대표와 자신이 최대 현안이었던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거론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기존의 역사 교과서가 ‘자학사관’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국정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강하게 펼쳤다고 소개했다. 이 전 원내대표는 “부끄러운 역사로 보이는 게 어떤 부분이냐”고 되물었고, 박 대통령은 “전체 책을 다 보면 그런 기운이 온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전 원내대표.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 전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입에서, 역술인 대표들이 모여서 신통력을 겨누는 자리에서나 할 법한 발언을 한 것”이라고 술회했다.

이 전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최태민씨 부녀에게 의지하게 된 원인으로 “아무도 전 대통령의 딸 박근혜를 주목하지 않을 때, ‘당신은 크게 될 것이다, 대통령이 될 것이다’라는 식으로 최씨 부녀가 계속 말을 해왔다면, 결국 박 대통령의 입장에서 볼 때 그 ‘예언’은 적중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최태민의 신통력, 예지력에 대한 확신이 더 굳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의당 장진영 대변인도 28일 박 대통령의 이 같은 ‘기운’ 발언을 지적하며 “국가의 근본인 역사교육을 사이비 종교인 최순실의 조언이나 지시에 따라 추진했다면 백년지대계가 아니라 망국지대계가 될 것”이라고 성토했다.

박 대통령은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도와준다”(2015년 4월 한·브라질 비즈니스 포럼), “정말 간절하게 원하면 전 우주가 나서서 다 같이 도와준다”(2015년 5월 어린이날 행사), “바르게 역사를 배우지 못하면 혼이 비정상이 될 수밖에 없다”(2015년 11월 국무회의) 등의 독특한 화법을 구사해 이 역시 최씨에게 영향을 받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