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많이 알려진 최씨가 국내에서 수많은 취재진을 따돌리고 완벽하게 숨은 건 남의 도움 없이 불가능한 일이다. 최씨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전날 최씨 귀국 직후 “서울시내 모처에서 휴식을 취하며 수사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에 어떤 식으로 대비할지 복수의 인물과 상의한 것이란 추론이 가능하다.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나타난 최씨가 사설경호원으로 보이는 양복 차림의 남성 4명의 호위를 받고 공항을 빠져나갔다는 목격자들 전언도 이런 추론을 뒷받침한다.
이 변호사는 귀국한 최씨를 수행한 남성들 신분을 묻는 질문에 “아마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과 연락해 그가 나온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최씨가 귀국 전부터 국내와 긴밀히 연락했으며, 그의 신변을 걱정하는 지원세력이 활동을 본격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씨가 수족처럼 부리던 최측근 2인방인 고영태(40)씨와 이성한(45)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은 오래전에 최씨와 관계가 틀어졌다. 더욱이 본인들도 검찰 소환조사를 받느라 최씨 경호까지 챙길 여력이 없는 상태다.
그렇다면 최씨 자매 등 국내의 가족들이 적극 돕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최씨 언니 중 그동안 가장 가깝게 지내온 바로 윗언니 최순득(64)씨의 역할에 주목하는 분위기가 많다. 최순득씨는 박 대통령이 2006년 ‘면도칼 피습’을 당했을 때 간호를 했을 정도로 박 대통령과 관계가 긴밀하다.
여기에 최순득씨 남편 장모씨가 독일에 머물던 최씨와 긴밀히 연락하며 국내 상황을 전하고 대책을 논의했다는 얘기도 최씨 주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최씨 관련 회사에서 근무했던 한 인사는 “‘장 이사’로 불리는 분이 최씨와 긴밀히 연락하며 돕고 있는데 그분이 최씨의 형부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변호사도 2014년 ‘정윤회 문건’ 사건 당시 변호를 맡은 경험이 있는 등 최씨 집안 사정을 나름대로 잘 아는 외부인사다. 이 변호사는 전날 인천공항에 직접 나가 최씨를 마중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