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씨는 이날 오후 1시45분쯤 검찰 청사를 빠져나가면서 “보고 겪었던 일들에 대해서 검찰에 솔직하게 소명하고 나왔다.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때 최순실씨의 측근이었다가 사이가 틀어진 것으로 알려진 고영태씨가 31일 검찰 조사를 마치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서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
그는 최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과 국무회의 발언록 등을 미리 받아 봤다는 의혹을 뒷받침한 문제의 태블릿PC에 대해 “내 것도 아니고 최씨가 사용하는 것을 본 적도 없다”고 못박았다.
앞서 지난 27일 오후 9시30분쯤 검찰에 자진 출석해 2박3일에 걸쳐 40시간가량 조사를 받은 뒤 29일 정오쯤 귀가한 고씨는 이튿날 오후 2시쯤 다시 검찰에 나와 24시간가량 2차 조사를 받았다.
펜싱 국가대표 선수 출신인 고씨는 운동을 그만두고 한때 여성들을 주 고객으로 한 강남의 유흥업소에서 일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08년쯤 패션업계에 발을 들여 잡화 브랜드 ‘빌로밀로’를 만들었다. 박 대통령이 2013년 초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자주 들고 다녀 눈길을 끈 회색 핸드백이 해당 브랜드 제품이다. 이는 최씨와 고씨가 보통 친밀한 사이가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특히 고씨는 K스포츠재단 자금을 빼돌리는 통로로 활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최씨 소유의 업체 ‘더블루K’에도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최씨와 관계가 틀어진 뒤 최씨의 국정 개입 사례를 폭로해 왔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최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고치고 박 대통령의 ‘문화융성 정책’에 일부 개입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김건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