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로 정국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입에서 1일 ‘탄핵’ ‘퇴진’ 등의 민감한 단어가 튀어나왔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기독교회관에서 열린 기독교계 원로 간담회에서 현 정국에 대해 “대통령과 청와대의 리더십, 국정이 마비된 상태여서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갈지 걱정이 많다”고 토로한 뒤 “국민은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와 퇴진을 요구하고 있고, 우리 야당에 대해서도 국민이 요구하는 퇴진이나 탄핵에 왜 앞장서지 않느냐는 질책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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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지동 기독교회관 회의실에서 열린 기독교계 원로 간담회에 참석해 원로 목사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
문 전 대표는 “우리 사회가 아주 어렵고 혼란스러우며 국민의 분노, 상실감, 좌절감이 아주 높다”며 “저야말로 박근혜정부를 출범하게 하는 데 가장 큰 책임 있는 사람으로서 여러모로 면목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이 지금까지 여러번 위기를 맞았지만, 그때마다 힘을 모아서 다 또 위기를 극복하고 이겨낸 저력이 있지 않나”라며 “이번에도 지혜를 모아주신다면 위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민주주의를 한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 측은 이 같은 발언 배경에 관심이 쏠리자 “시민사회와 재야를 중심으로 탄핵 여론이 고조되고 있는 객관적 상황을 언급한 것일 뿐이며 당분간 탄핵 요구와는 거리를 두겠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김동진 기자 bluewin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