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60)씨가 서울 강남의 한 대형병원 회원도 아니면서 'VIP 진료'를 받고 이른바 '갑(甲)질'까지 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최씨는 다른 환자들의 진료 순서를 무시한 채 본인 먼저 진료해달라고 요구하거나, 자신이 실수로 잃어버린 물품을 간호사들이 찾게 하는 등 안하무인의 행동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당 병원 측은 최씨의 VIP 특혜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씨는 상당 기간에 걸쳐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운영 중인 차움병원을 이용했다.
최씨와 언니 최순득씨는 회원으로 가입하지 않았으면서도 차움병원에서 사실상 귀빈 대접을 받으면서 자주 드나든 것으로 나타났다. 차움병원이 왜 최씨 등에게 진료 특혜를 제공했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차움병원에서 근무했던 의사 A씨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최씨는 회원이 아닌데도 차움병원에 자주 들러 진료와 치료를 받았던 기억이 난다"면서 "올 때마다 기다림을 참지 못하고, 아주 정신없이 굴었던 것으로 의사와 간호사에게 기억된다"고 말했다.
특히 최씨는 차움병원의 회원이 아니면서도 VIP 회원 이상의 대우를 받았다는 전언이다. 차움병원의 VIP 회원은 일반 병원과 달리 VIP 진료실에서만 진료를 받는다. 환자가 의사를 찾아가는 게 아니라 의사가 환자의 방으로 찾아가는 방식이다.
의사 A씨는 "최씨는 일단 병원에 오면 아무리 환자가 많아도 진료를 기다리지 못하고 설치고 다니는 스타일이었다"면서 "이런 성격 때문에 간호사가 최씨를 흉보면서 빨리 진료해서 내보내라고 했던 적도 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또 다른 병원 관계자도 최씨가 병원에 올 때마다 성격이 아주 급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병원에 왔다가 휴대전화를 두세 차례나 잃어버려 간호사들이 찾아주었던 기억이 난다"면서 "정말 정신이 없고, 전혀 정리되지 않은 사람을 생각하면 된다"고 비유했다.
그러나 병원 측은 이같은 사실을 부인했다. 최씨에게 VIP 진료 특혜를 제공한 적이 없고, 돈만 내면 얼마든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병원 관계자는 "차움병원이 최씨가 거주하던 주상복합오피스텔에 함께 입주해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오해를 산 것 같다"면서 "같은 건물에 있는 만큼 몇 번 드나들었을 수는 있으나, 특별한 관리를 받았던 회원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