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해외 IB “최순실 사태로 성장 하방위험 확대될 것”

씨티그룹 “4분기 성장률 둔화폭 커질 듯”… 바클레이즈 “정책 부정적 여파 완화 치중”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가 경제성장에 큰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4분기 들어 수출과 내수의 동반 침체가 깊어져 민간 경제연구소를 중심으로 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이 예고된 터다. 여기에다 ‘정치적 불확실성’이란 메가톤급 악재가 더해져 타격을 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2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최씨 사태로 성장의 하방 위험이 확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먼저 씨티그룹은 실물경제 측면에서 민간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4분기 성장률의 둔화 폭이 커지고 경기회복세가 지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바클레이즈도 국정 혼란 여파로 당분간 경기 안정에 정책의 주안점이 놓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정책 기조가 조선·해운업종의 구조조정 여파와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 청탁금지법 등의 부정적 여파를 완화하는 데 치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만큼 경기 진작을 위한 정책적인 여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바클레이즈는 아울러 갤노트7 사태로 전자부품과 반도체가 4분기 생산을 제약할 것이며, 자동차도 시장 점유율 하락과 수요 감소에 발목이 잡혀 큰 폭의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씨티와 블룸버그는 이번 사태로 국회의 내년 예산안 심사가 지연되고, 기업 구조조정과 경제개혁 추진 여력이 제한될 것으로 우려했다. 그 결과 경제체질 개선이 늦어져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설비투자에서도 SOC(사회간접자본) 투자 부진과 투자 순유출 기조 등이 장기적인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국내 전문가들도 이들 IB와 시각을 같이한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우리가 처한 경제 상황을 보자면, 대내외 악재에다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우리 경제의 미래가 깜깜한 상황”이라며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삼성전자는 물론이고 재계가 최순실 사태에 연루돼 전반적으로 투자심리가 꺾일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 비춰볼 때 4분기 경제는 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것이라는 게 조 교수의 전망이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