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아버지 최씨를 제대로 단죄하지 못한 게 딸 최씨가 박근혜 대통령을 등에 업고 국정을 좌지우지하게 한 것으로 비쳐지기 때문이다. 37년 전 검찰 재직 시 아버지 최씨를 수사했던 A(81) 변호사가 주목받고 있다.
1979년 10·26 사태 이후 서울지검 소속 검사로서 최순실씨의 부친 최태민(1994년 사망)씨 관련 각종 의혹을 수사했던 A(81) 변호사의 서울 여의도 사무실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사무실 문에 걸린 ‘백해당(柏海堂)’은 A변호사의 아호다. 연합뉴스 |
그러나 무슨 영문인지 수사본부는 최씨를 재판에 넘기지 않고 무혐의 처리했다. 당시 최씨는 자신을 둘러싼 비리 혐의를 부인하면서 ‘영애 박근혜’에게 책임을 돌린 것으로 전해진다.
공식 수사 기록은 남아 있지 않지만 사이비 종교를 연구한 고 탁명환씨의 글이나 A변호사를 아는 원로 법조인들의 입을 통해 비사처럼 전해지고 있다. A 변호사는 이후 서울지검 동부지청장과 남부지청장을 끝으로 검찰에서 나와 1981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개업 이듬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인척인 장영자씨의 어음 사기 사건을 변호하고 1991년 상습 사기 혐의로 기소된 유병언씨를 변호하기도 했다.
그는 최씨 일가 비리 의혹을 둘러싼 당시 수사 및 무혐의 처분 과정 등에 대해 언론에다 “옛날 얘기를 물으면 나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당시 최태민씨가 뭐라고 진술했나’, ‘비리가 있다면 왜 사법처리하지 않았나’ 등의 질문에도 묵묵부답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변호사는 2일 언론의 관심이 부담스러웠는지 서울 여의도의 사무실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의 아호인 ‘백해당'(柏海堂)이 걸린 사무실 문도 하루 종일 굳게 잠겨 있었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