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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구속·안종범 체포 '운명의 날'

검찰 "미르·K스포츠재단 770억대 모금 공모"

최순실씨가 10월31일 검찰에 출석하며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검찰이 미르·K스포츠재단 770억원대 강제모금 혐의의 공범으로 지목한 최순실(60·개명 후 최서원)씨와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나란히 ‘운명의 날’ 3일을 맞았다. 최씨는 이날 밤늦게 구속수감 여부가 결정되고, 안 전 수석은 체포 상태에서 이틀째 조사를 받고 구속영장이 청구된다.

 최씨의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체포한 최씨를 상대로 추가 조사를 하는 대신 오후 3시로 예정된 영장실질심사 준비에 치중하기로 했다. 최씨는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 갇혀 있다가 시간에 맞춰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할 예정이다.

 최씨 영장심사는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판사가 담당한다. 최씨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는 “최씨가 법정에 직접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 진경준 전 검사장, 김수천 부장판사 등 거물급 피고인들이 모두 자숙의 뜻으로 영장심사를 포기한 것과 대조적이다.

 최씨는 법정에서 “잘못한 게 하나도 없는데 여론에 떠밀려 억울하게 수사를 받고 체포까지 당했다”며 “제기된 의혹 대부분은 모르는 일이고,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도 안 전 수석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알아서 한 것으로 나와 무관하다”고 주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검찰은 최씨로부터 지시를 받은 두 재단 관계자들의 진술 내용을 토대로 최씨가 모금과 재단 운영을 사실상 주도했음을 입증할 방침이다. 영장 발부 여부는 밤늦게, 또는 4일 새벽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2일 검찰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검찰은 전날 긴급체포한 안 전 수석을 이날 오전 수감 중인 서울남부구치소에서 서초동 검찰청사로 불러 이틀째 조사를 이어갔다. 안 전 수석은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고 모금 과정을 수시로 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며 자신은 책임이 없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안 전 수석을 긴급체포한 검찰은 △주요 혐의에 대해 범행을 부인하는 점 △출석 전 핵심 참고인들에게 허위진술을 요구한 점 △최씨는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에서 공범관계인 안 전 수석 혼자 풀려나면 증거인멸의 우려가 큰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검찰은 안 전 수석이 검찰 소환조사를 앞두고 미르·K스포츠재단 전·현직 관계자, 전경련 및 대기업 관계자들에게 전화를 돌려 두 재단 모금 경위 등에 대한 ‘입막음’을 시도한 정황을 포착한 상태다.

 안 전 수석의 체포 시한(48시간)은 4일 밤 11시40분까지다. 검찰이 이날 직권남용과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안 전 수석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있으나, 좀 더 충분한 조사를 거쳐 4일 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