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여 "국정수습 우선" vs. 야 "총리 지명 철회부터"

靑 영수회담 제안엔 민주당과 국민의당 온도차
최순실씨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예정된 5일 정치권은 정국 수습 방향을 놓고 극명한 입장차를 보이며 대치중이다.

야권은 박 대통령을 향해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 지명을 즉각 철회하고 국정에서 손을 떼지 않을 경우 정권퇴진 운동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거듭 압박했고, 여당인 새누리당은 민생과 경제위기 상황 등을 감안해 야권이 초당적으로 국정 정상화에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새누리당 김성원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야당에 대해 “국민의 감정을 부추기고 분노에 편승해 국정을 마비시키려 한다면 감당할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비장한 각오로 국정 정상화와 민생안정을 위해 매진해야 하는 만큼 초당적 협조가 절실하다”고 촉구했다. 김 대변인은 “협력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수권정당이 아님을 입증하는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전날 박 대통령이 최순실 씨 국정농단 파문으로 빚어진 일련의 사태를 사과하고 검찰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 대해 “집권여당으로서 다시 한 번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어제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본 대다수 국민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셨구나’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여론조사에서도 이미 95%의 국민은 대통령직을 수행할 능력도, 자격도 이미 상실했다고 판단했다. 이는 국정에서 손을 떼라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은 더는 꼼수·거짓해명과 형식적인 사과로 국민을 호도해선 안 된다”며 “명백한 유체이탈 화법으로 국정농단 사건을 개인일탈로 몰아가는 것은 검찰의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기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별도 특검과 국정조사, 김 총리 내정 철회 및 국회 추천 총리 수용, 대통령의 2선 후퇴 등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당 차원에서 정권퇴진 운동에 들어갈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한다”고 경고하고 “대통령은 이점을 분명히 명심하고 국정에서 손을 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이용호 원내대변인도 구두논평에서 “청와대와 광화문광장 사이가 그리 먼가. 청와대는 성난 민심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가”라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일방통행식으로 단행한 기습개각을 철회하는 게 정답”이라며 “이번 주말에 총리 내정자를 자진 사퇴하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압박했다.

청와대의 영수회담 제안과 관련해선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여전히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기 원내대변인은 “아직 공식 제안이 없다. 지금으로선 부정적”이라고 말했지만, 이 원내대변인은 “전쟁 중에 교전국과도 만나고, 이혼하기 전에도 만나는 법인데 못 만날 이유가 없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