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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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 대선 결과가 가져올 정책 변화에 능동 대처해야

미국 대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대선은 후유증이 클 것이고, 우리나라에는 외교안보와 경제 등에 작지 않은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두 후보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대북 압박 강도를 높여 한반도 정세가 출렁거릴 것이다. 보호무역 정책으로 세계 교역환경을 악화시켜 우리 경제의 주름살도 늘 것이다. 주한미군 철수 검토, 방위비 분담금 증액,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을 공언해온 트럼프가 당선되면 정책 불확실성까지 커진다. ‘트럼프 리스크’라는 말이 나오는 실정이다.

북한 핵·미사일 문제가 발등의 불이다. 북한 5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가 두 달가량 논의만 거듭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무수단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한·미 군 당국은 최근 북한 일부 지역에서 무수단 미사일을 탑재한 이동식 발사차량(TEL)을 포착하고 관련 동향을 감시하고 있다. 북한 도발은 미 대통령 당선자가 대북 정책을 재검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대외 리스크가 커졌지만 우리나라 국정은 극도로 혼란스럽다. 미국 등 각국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한국 정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조시 어니스트 미 백악관 대변인은 그제 ‘최순실 게이트’ 관련 질문을 받고 “강력한 동맹의 특징은 다른 인물들이 그 나라들을 이끌 때조차도 영속적이라는 점”이라고 했다. 우리 외교부는 “양국 국내 정세와 무관하게 한·미동맹이 굳건하다는 점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평가했지만 뒷맛이 영 개운치 않다.

국내 리더십 실종이 대외관계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치밀하게 관리해야 한다. 외교안보·경제 관련 부처들이 기민하게 움직여야 할 때다. 미국의 정책 변화에 대비해 사전 모니터링을 철저히 하면서 적절한 시점에 대외정책을 수정·보완할 준비를 해야 한다. 당장에는 기존 정책기조를 유지하면서 상황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게 최상의 방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