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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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별도특검 놓고 조급한 여당 vs 느긋한 야당

정치적 위기 몰린 새누리/
“초당적인 협력 매우 절실”/
“일단 검찰 수사 지켜보자”/
민주·국민의당 의견 일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공범 및 사기 미수 혐의로 구속된 최순실 씨가 조사를 이어가기 위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향하고 있다. 하상윤기자
여야가 최순실 게이트 관련 별도 특검 도입을 놓고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정치적 위기에 몰린 새누리당은 자신들이 야당의 별도 특검 요구를 수용한 만큼 가급적 빨리 협상을 진행하자는 쪽인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를 지켜본 후 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다. 통상 권력형 비리 사건의 경우 야당이 조속한 특검 실시를 주장하고, 여당은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고 맞서는 것과는 대조적인 양상이다.

새누리당은 정진석 원내대표가 지난 4일 “정치적 중립성이 담보된다면 야당이 요구하는 별도 특검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밝힌 데 이어 6일에는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가 “내일(7일)쯤 야당 원내수석부대표들을 만나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 염동열 수석대변인이 6일 여의도 당사에서 최순실 사태와 우병우 검찰 출석 등 현안과 관련한 브리핑을 마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이제원기자

염동열 수석대변인는 이날 또 현안 브리핑을 통해 “국가적 위기 앞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고, 국정 정상화와 민생 안정을 위해 야당의 대승적이고 초당적인 협력이 매우 절실하다”며 별도 특검 협상에 대한 야권의 적극적인 협조를 촉구했다. 그는 특히 “이런 부분(별도 특검)에 대해 마주 앉아 대화할 수 있는 여건만 마련된다면 지금 차이가 큰 것 같지만 대화를 통해 얼마든지 풀어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달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실이 언론에 폭로됐을 때만 해도 별도 특검 도입을 촉구했던 야당들은 ‘선 검찰수사·후 특검’에 무게를 두며 느긋한 표정을 짓고 있다. 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특검 도입이 합의되면 검찰 수사는 장외로 가야 한다”며 “그러니 지금은 검찰 수사에 진력하고, 그 과정을 보면서 국정조사나 특검을 차분히 협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도 당분간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는 쪽이다. 다만 지금부터 논의를 시작하더라도 실제 특검 실시까지는 일정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여야 간 협상에는 일단 착수할 수 있다는 유연한 입장이다. 김관영 원내 수석부대표는 “야 3당 원내대표 회담에서 특검 및 국조 실시에 합의한 만큼 협상에 바로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진 기자 bluewin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