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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행진을 하고 있다. 이날 열린 촛불집회에는 故 백남기 농민 영결식 포함 20만여명의 시민단체 회원들과 박근혜 대통령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분노한 시민들이 참여 했다. 남정탁 기자 |
지난 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시민 20만명(경찰 추산 4만7000명)이 참여해 최순실 게이트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 등을 요구한 시위는 평화적으로 진행돼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당시 집회 참가자들이 경찰 저지선을 지키며 시위하는 모습(오른쪽)과 2008년 6월 일부 과격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폭력시위로 변질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시위 장면이 대조적이다. 연합뉴스 |
전문가들은 박 대통령의 하야를 한목소리로 주장하는 2016년의 촛불집회는 파급 효과가 그 어느 때보다 빠르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처음 열린 촛불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기준으로 3만명이 몰렸으나 5일 2차 집회에는 20만명으로 7배 가까이 불어났다. 경찰 추산 인원도 이 기간 동안 1만2000명에서 4만7000명으로 4배 정도 급증했다. 명지대 신율 교수(정치외교학)는 “5일 집회에 나갔는데 참가자가 20만명은 족히 넘어 보였고 대부분 평범한 사람들이었다”며 “2008년에는 시간이 좀 걸린 뒤 집회 규모가 커졌는데 이번에는 일주일 만에 2008년 수준에 버금가는 규모가 됐다”고 놀라워했다. 이어 “이번 집회는 단순한 의혹이 아니라 박 대통령이 일정 부분 인정한 점에 대한 분노”라고 덧붙였다. 분노의 대상과 그 실체가 비교적 명확해 응집력이 높다는 설명이다.
참여연대 박근용 공동사무처장은 “집회 참가자들의 요구 사항이 박 대통령 하야로 한데 모여 집회가 범국민적이고도 자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박 대통령 지지율 등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박 대통령을 뽑았거나 새누리당을 지지했던 사람들도 최순실 게이트에 분노하고 있고 촛불집회에 적지 않게 참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이유로 12일 서울시청광장 일대에서 열릴 예정인 ‘2016 민중총궐기’ 참가자가 역대 촛불집회 최대 규모인 100만명에 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제 공은 박 대통령에게 넘어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