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세계일보가 김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박 전 감독은 현 회장의 지시로 독일 파견을 서둘렀다고 밝혔다. 박 전 감독은 정씨가 훈련했던 독일로 지난해 10월 말부터 두 달 반 동안 파견을 다녀 온 인물이다. 승마협회는 박 감독을 2020년 도쿄올림픽 준비위원단장으로 임명했다. 승마협회는 장애물 종목 선수 4명을 선발해 독일로 보낼 계획이라며 박 감독에게 먼저 독일로 가서 말을 사고 승마장 정비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재홍 감독이 작성한 독일 출국 경위서. 김현권 의원실 제공 |
박 전 감독은 또 현 회장과 달리 김영규 부회장은 자신의 독일 파견을 적극 만류했다고 주장했다. 현 회장이 파견을 지시했지만 김 부회장이 출국 시기를 늦출 것을 계속 종용했다는 것이다. 박 전 감독은 독일 현지에서 최순실씨측으로부터 빨리 와달라는 요청이 계속되자 지난해 10월28일 휴가를 써서 독일로 떠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부회장의 지시로 11월18일 국내에 잠시 돌아왔는데 김 부회장은 어찌된 일인지 ‘독일 출국이 박 전 감독 자신의 독단적 판단으로 이뤄진 것’이라는 내용으로 경위서를 쓰라고 요구했다고 박 전 감독은 주장했다. 박 전 감독은 “부회장은 어쨌든 간에 정유라쪽이랑 엮이면 회사가 안 좋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경위서에 내 마음대로 간 것 같이 써달라고 요구받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의원은 “지난 2일 입수한 한국승마협회의 중장기 로드맵 한글 파일의 문서정보를 조회하면 문서의 초기 작성자가 한국마사회(KRA)로 명시돼 있다” 며 “한국마사회에서 생성돼 한국승마협회로 전달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마사회 관계자는 “현 회장은 최순실씨와 일면식도 없는 사이로 알지 못한다”며 “경위서는 박 전 감독이 정식 파견기간이 아닌데도 독단적으로 독일로 출국해 작성하게 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본지는 현 회장과 김 부회장의 입장을 직접 듣기 위해 마사회 홍보실 통해 수차례 연락을 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