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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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우세 전망에 코스피 2000선 회복 … 상황 예의주시

국정 공백 불안감 추가 상승 제한 / 원·달러 환율은 8.1원 내린 1135원 / 한은, 미 대선 이후 대응 방 안 논의
미국 대통령선거가 막을 올린 8일 국내 금융시장은 ‘눈치보기’ 장세를 보였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당선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나 원화가 강세를 띠었고 코스피도 2000선을 만회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8.1원 내린 달러당 1135.0원에 장을 마쳤다. 클린턴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게 전망되면서 미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가라앉은 덕분에 장 초반부터 원화 강세(달러 약세) 현상이 나타났다는 게 시장 참가자들의 전언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거래 자체는 활기를 잃었고, 두산밥캣의 기업공개(IPO) 청약에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기대감에 환율 낙폭이 커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5.80포인트(0.29%) 오른 2003.38로 거래를 마쳤다. 힐러리의 당선이 내달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함께 키울 것이라는 관측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따른 국정공백 불안감에 경계 심리가 고개를 들어 추가 상승을 제한했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이처럼 금융시장이 국내외 불확실성에 민감한 반응을 보임에 따라 금융당국은 미 대선 결과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국은행은 이날 이주열 총재 주재로 주요 간부들이 참석한 금융·경제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미 대선 이후 대응 방안을 집중 점검했다. 미 대선 결과로 우리 금융·외환시장이 불안해질 가능성에 대비한 비상대응 계획이 집중 논의됐다는 게 한은 측 전언이다.

시중은행들도 외화 유동성 확보를 위한 비상 조달계획을 점검하는 한편 앞으로 보수적으로 운영해 유출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은행들은 모두 3개월 기준 외화 유동성 비율이 감독당국의 규제 기준인 85%를 크게 웃돌고 있다. 3개월 외화유동성 비율은 은행의 외화유동성을 가늠하는 대표적인 척도로, 100%를 넘으면 만기가 3개월 이내인 외화자산이 외화부채보다 많다는 의미다. 10월 말 현재 우리은행이 118%로 가장 높고, 신한은행(109.37%)과 KEB하나은행(102.86%)도 100%를 웃돌았다. 9월 말 기준으로 KB국민은행이 116.4%였고 NH농협은행과 IBK기업은행도 각각 108.06%, 103.64%를 기록했다.

황계식·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