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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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른 촛불에, 분노의 술잔에… 양초·소주 판매 급증

최순실에 성난 민심 소비에 반영… 일주일새 최고 60, 25%씩 늘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성난 민심이 소비흐름에도 나타나고 있다.

9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6일까지 약 열흘 동안 씨유(CU)의 양초 매출은 전년 대비 52.6 급등했다. 전주 대비 매출신장률도 60에 달한다. 서울 광화문 등 전국적인 촛불 집회 장소 인근 편의점에서는 양초가 모두 동이났다고 CU는 설명했다. 서민들이 가장 즐겨 마시는 소주 판매도 껑충 뛰었다.

같은 기간 CU에서는 소주 매출이 전년 대비 25.4 급등했다. 맥주(-8.5), 막걸리(-3.5), 와인(-1.5) 등 다른 술은 전주보다 매출이 하락했지만, 소주는 전주 대비 매출이 9.6 늘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소주는 6.2 증가했다. 반면 비싼 와인의 경우 매출신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소비자들이 주류를 선택하면서 비교적 ‘독한’ 소주를 많이 찾은 것이다.

비계획적 소비 성향이 두드러진 편의점임을 감안하면 술 매출 증가는 그때그때 편의점에 들러 술을 사 마신 사람들이 늘었다는 의미다. ‘불황에는 값싼 소주가 잘 팔린다’는 속설처럼 경기 침체가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최순실 게이트’로 정치·사회적으로도 혼란스러운 정국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CU 관계자는 “생활과 여론이 상품 매출에 그대로 나타난다”며 “최근 시국이 상품 매출 증가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