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에 분노해 이날 세 번째 주말 대규모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 수백명은 경찰 차단선을 뚫고 청와대에서 200여m 떨어진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까지 진출했다. 이곳에서 경찰의 2차 차벽에 막힌 이들은 오후 9시 현재 “박근혜는 퇴진하라” 구호를 외치며 연좌 농성을 벌이고 있다.
12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청와대 인근 청운동 새마을금고 앞에서 깃발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준영 기자 |
경찰은 청운효자동 주민의 경우 신분을 확인한 뒤 차벽 사이로 들여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효자동 주민 김모(55)씨는 2시간 가까이 귀가를 못해 집에 있는 부인과 전화상으로 부부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그는 “일 보고 들어가려 하는데 못 찾아서 1시간40분째 헤매고 있다”며 “차 밑으로 기어 들어가려 했는데도 막고, 사전고지도 없고, 출입증이고 뭐고 없다. 이런 법이 어디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복궁역 앞에서는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하려는 일부 시위대가 경찰과 몸싸움을 벌여 1시간 넘게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민중총궐기 집회가 열린 12일 저녁 서울 종로구 내자동로터리 인근에서 촛불과 피켓을 손에 든 시민들이 경찰 저지선 앞에서 마주 보고 있다. 남제현 기자 |
상여 소리꾼으로 꾸민 참가자가 “저희는 30년간의 투쟁 경험으로 이 상여를 메고 저 경찰들을 밀어버릴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겠다. 이번 시위에서는 시민과 경찰의 대척점에 상여를 세우는 것이 옳다”면서 상여를 멈춰 세웠다. 이들은 이후 상여를 뒤쪽으로 물렸지만 성난 시위대와 경찰과의 대치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방송을 통해 “시민 여러분, 앞쪽의 젊은 학생들을 자제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학생 여러분, 경찰을 밀치거나 몸싸움을 하면 안 됩니다. 경찰은 여러분의 목소리를 최대한 보장하고 있습니다”라고 호소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행진로 곳곳에서 일부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이 있었지만 오후 9시25분 현재 연행자는 없다”고 말했다.
사건팀 societ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