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는 100만명이 운집한 촛불집회에 대해 "박 대통령이 임기 중 최악의 위기에 빠졌다"며 "한국에서 부패 스캔들은 낯선 일이 아니지만, 이번 일은 민주주의에서 벗어났다고 느끼게 하면서 많은 이의 분노를 샀다"고 보도했다.
CNN은 "박 대통령이 이미 두 차례나 사과했지만, 배신감을 느끼는 한국인들의 분노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며 "박 대통령에 대한 퇴진 요구는 단지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에서만 비롯된 것이 아니다.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지난 수년간 발생한 수많은 사건을 통해 박 대통령에 대한 좌절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BBC방송은 이날 집회가 박 대통령이 있는 청와대와 가까운 거리에서 열린 사실을 전하며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 있었다면 이들의 소리를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집회 주최 측이 발표한 참가자 수가 100만명이라고 전한 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5%까지 떨어지고, 향후 검찰 조사까지 예정돼 있어 국민의 분노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비교적 평화롭고 차분하게 진행된 이날 집회 분위기를 전한 매체 보도도 눈길을 끌었다.
외신은 "집회 참가자들이 평화롭게 행진을 이어갔다"며 "학생, 가족, 유모차를 끌고 나온 젊은 부부, 휠체어를 타고 나온 사람도 있었다"고 상세히 전했고, 신화통신은 "100만명이 서울 도심에서 모인 집회가 평화롭게 진행됐다"며 인파가 몰렸지만 차분함을 유지하고 자제하는 모습이었다고 보도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사진=한윤종 기자 hyj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