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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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최순실, 평소 고영태를 조카로 소개했다

차움의원 헬스클럽 등록 시켜줘/회원들 반발로 결국 자격 박탈
박근혜정부의 ‘비선실세’인 최순실(60)씨가 최측근인 고영태(40·구속)씨를 자신의 조카로 소개하고, 서울 강남 차움의원 헬스클럽 준회원으로 등록을 시켜준 사실이 드러났다.

15일 차병원에 따르면 최씨는 2014년 차움의원이 있는 주상복합건물에 살았으며, 이 건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차움의원 헬스클럽 준회원으로 등록해 이용할 수 있다. 최씨는 당시 최측근인 고씨를 자신의 조카로 소개하면서 차움의원 헬스클럽에 등록을 시켜줬다. 고씨는 펜싱 사브르 국가대표 출신으로, 최씨가 국내와 독일에 세운 더블루K와 비덱스포츠 경영에 깊숙이 참여한 최씨의 최측근이다.

하지만 경영권을 둘러싸고 최씨와 사이가 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는 박 대통령이 들고 다녀 화제가 된 빌로밀로 가방을 만드는 회사를 운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고씨는 헬스클럽을 오래 다니지는 못했다. 고씨는 회원들만 이용할 수 있는 사우나를 이용하면서 회원들의 항의를 받았다. 사우나를 이용하는 회원들이 고씨의 몸에 문신이 있어 혐오감을 준다며 반발했기 때문이다.

차움의원 헬스클럽 측은 이 같은 회원들의 항의를 받고 고씨와 최씨의 준회원 등록을 박탈했다. 최씨는 준회원 자격이 박탈되자 헬스클럽 측에 “누가 우리 조카를 준회원에서 잘랐느냐, 가만 두지 않겠다”며 막말과 욕설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차움의원의 한 관계자는 “그때만 해도 최씨가 청와대 비선실세인 줄 전혀 몰랐다”며 “최씨는 자신보다 고씨가 준회원 자격을 박탈된 것에 대해 매우 화가 난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헬스클럽을 이용하던 최씨는 고씨를 주변에 ‘조카’로 소개하고 다녔다. 이와 관련, 헬스클럽을 이용한 한 주민은 “최씨가 고씨를 조카로 소개하고 다녔는데, 의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씨는 얼마 후 헬스클럽 대표에게 부탁해 준회원으로 다시 등록했지만 고씨는 끝내 등록을 하지 못했다.

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