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원내대책회의에서는 최고위원회의 보이콧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정진석 원내대표와 이를 설득하려는 박명재 사무총장이 충돌했다. 박 총장은 비공개 회의에서 현 지도부가 사퇴 시점을 못박았고 조기 전당대회로 해법을 제시한 만큼 최고위에 다시 참석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정 원내대표는 “왜 (조기 전대의) 특정 일자를 정했느냐”고 맞받아치는 등 두 사람 간 고성이 오갔다. “나 좀 그만두게 해 달라. 붙잡지 말라”는 정 원내대표의 목소리가 회의장 밖으로 새어나오기도 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오른쪽)가 15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원외당협위원장과의 면담을 마치고 나오자 심정우 광주광산을 당협위원장(왼쪽) 등이 ‘비대위 즉각 구성’이라는 손팻말을 들고 이 대표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3선 의원들과의 간담회가 취소된 후 대표 사퇴 촉구 단식을 벌이는 원외당협위원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
간담회 무산 직후에는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하며 사흘째 단식농성 중인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대표실로 들이닥쳤다. 김상민 경기 수원을 당협위원장은 “이 대표는 국민과 당원의 신뢰가 있는지 재신임을 물으라”고 촉구했고, 이 대표는 “나는 공당 대표이지 죄인이 아니다. 재신임을 물어야 하는 근거가 뭐냐”고 반박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남정탁 기자 |
비박계는 이날 현 지도부에 맞설 독자적인 논의기구 성격의 비상시국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위원회 대표로 김무성, 유승민, 정병국, 심재철, 김재경, 나경원, 주호영, 강석호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김문수 전 경기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당내 잠룡과 중진 의원 12명이 이름을 올렸다. 김무성 전 대표는 “친박계 중심의 현 지도체제가 책임을 지고 사퇴하기 전에는 대화는 아무 의미가 없다”며 현 지도부 불신임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에 맞서 친박계도 세규합을 시작하며 일전에 대비하고 있다. 친박계 맏형격인 서청원 의원과 최경환, 원유철, 정갑윤 의원은 전날 모처에서 비공개로 회동해 당 수습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별도로 다른 친박계 의원들도 재선급이 주축이 돼 조만간 개별 모임을 결성할 계획이다. 모임 준비에 참여하고 있는 관계자는 “잘못을 덮고 가자는 게 아니라 국가와 국가지도자가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원외 당협위원장 협의회도 16일 서울시당 사무실에서 긴급 전체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