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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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특검이 '본 게임'…차라리 野추천 특검에서 흑백가리자· 특검후보 누구든 OK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검찰의 대면조사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는 특검이 '본 게임'으로 판단, 대비하고 있는 느낌을 풍겼다.

여야가 합의한 특검법안은 국회 본회의(17일) 및 국무회의(22일) 등의 절차를 걸쳐 발효된다.

특검은 야당이 추천키로 했으며 현 정국 분위기로 볼 때 대통령이 이를 수용할 것이 확실하다.

현재 특검 후보로 채동욱 전 검찰총장, 야권 성향의 이광범ㆍ임수빈 변호사 등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측은 어떤 특검 카드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15일 청와대 관계자는 언론과의 접촉에서  "특검으로 가면 검찰 수사가 조금은 빛이 바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검찰이 현직 대통령을 조사해야 한다는 물리적 한계, 검찰 조사결과를 국민이 100% 받아들일지 의문이기에 청와대측이 차라리 특검을 통해 진실을 규명할 수 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 나오는 의혹 중에 사실이 아닌 부분도 많고 부풀려진 부분도 많다"며 "검찰 수사는 다 신뢰를 안 하는 분위기인 만큼 이런저런 흑백을 가리려면 차라리 야당이 추천하는 특검으로 수사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선 청와대가 '특검'에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로 특검 기간을 들고 있다 .

특검이 최장 120일까지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4개월여 기간 동안 최순실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면 국민적 분노도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청와대 판단이 깔려 있다는 것.

청와대가 어차피 받을 조사, 특검에서 한번에 깔끔하게 처리하자고 판단한 것과 전날 박근혜 대통령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조사일정 연기와 함께 "검찰이 모든 의혹을 충분히 조사해서 사실관계를 대부분 확정한 뒤에 대통령을 조사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며 "부득이 대면 조사를 해야 한다면 최소화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