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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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 ‘실세’ 윤후정 명예총장 돌연 사임

특별감사 발표 앞두고 결정/정확한 사임 이유 확인 안 돼
이화여대를 좌지우지한 장본인으로 지목된 윤후정(84·사진) 명예총장이 20년 만에 돌연 사퇴했다. 현 정권의 비선실세 최순실(60·구속)씨의 딸 정유라(20)씨 특혜 입학·학사관리 의혹을 둘러싼 교육부의 특별감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책임지는 차원에서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학교법인 이화학당은 16일 이화여대 홈페이지에 ‘이화가족 여러분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윤 명예총장이 이날부로 명예총장 및 이화학당 이사직을 사임했다고 밝혔다. 이화학당은 윤 명예총장이 사임하면서 “평생을 이화여대에서 봉직하게 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리며 이화에 생명과 빛이 영원하기를 기원하며 떠난다”는 글을 남겼다고 덧붙였다.

1990∼1996년 이대 총장을 지낸 윤 명예총장은 1996년 9월 명예총장으로 추대됐으며 2011년 3월부터는 이화학당 이사를 맡았다. 그가 사임한 정확한 이유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이화여대 교수협의회와 학생들은 학내 비민주적 행정의 원인이 특정인에 의해 좌우되는 이사회의 족벌 체제에서 비롯됐다며 윤 명예총장의 사임을 요구했다. 지난달 30일 교수협의회는 “윤 명예총장은 본분을 망각하고 봉건시대 왕처럼 자신과 자신의 가신들을 위해 이화여대를 사유화했다”며 “21세기 이화에서 벌어진 불통 명예총장의 이러한 지배 행태에 대한 교수들의 분노는 이미 임계치를 넘어섰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씨 특혜 의혹에 대해 특별감사를 벌인 교육부는 18일쯤 감사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부정 입학과 일부 교수의 정씨 특혜 제공 의혹 등이 사실로 드러나면 큰 파장이 예상된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