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을 든 시민들이 서울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 등지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쳤다. 박 대통령 퇴진 촉구 촛불을 들고 청와대로 향하던 시민 행진 대열이 서울지하철 경복궁역 앞에서 경찰 차벽에 막혀 있다. 촛불의 흐름과 청와대 전경을 다중촬영으로 합성한 사진이다. 사진공동취재단 |
16일 민중총궐기 투쟁본부에 따르면 19일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4차 촛불집회’에 전국에서 150만∼200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측된다.
투쟁본부 관계자는 “4차 촛불 집회는 100만 촛불의 열기를 서울에서 지역으로 확대하는 의미를 뒀다”며 “지난 주말 지방에서 상경한 인원이 10만∼20만명 수준임을 감안하면 수도권에서 참여한 시민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뜻이기 때문에 광화문광장에 모이는 인파가 크게 줄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11·12 촛불집회’ 땐 전국농민회총연합(전농)과 전국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였고, 이번 주말엔 조직 단위 참가자가 크게 줄어 한 차례 쉬어가는 차례이고 26일 집회가 또 한 번 대규모일 것이란 분석이 대체적이었다.
박근혜 대통령 변호인으로 선임된 유영하 변호사가 15일 서울고검청사 앞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 연기를 요청하고 있다. 자료사진 |
여기에 박 대통령이 인기 드라마의 여주인공 ‘길라임’이란 이름으로 강남의 한 의료·건강관리센터를 이용했다는 보도가 나오며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비난 여론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에 따라 19일 청와대 주변과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행진을 하겠다는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율곡로와 신교로터리 등 8곳에서만 각 2만명 규모의 행진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4차 촛불집회에는 ‘고3 촛불’이 또 다른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고교 신입생으로서 ‘마지막 세월호 세대’로 불리는 이들이 17일 수능을 마친 뒤 촛불 행렬에 가세할 태세여서다.
수능 예비소집이 진행된 이날 경기도 안산 단원고에서 만난 수험생들은 “2년 전 세월호 참사의 진상과 ‘최순실 게이트’가 무관하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백모(19)군은 “세월호 참사로 수많은 선배가 희생됐지만 선체 인양이나 사고 진상규명 등 아무것도 해결된 것이 없지 않으냐”며 “어느 문제 하나 해결하지 못하고 최순실 게이트까지 터진 것은 박근혜정부의 무능이자 한계”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이번 주말부터 서울로 올라가 촛불을 들 생각”이라며 “대통령은 모든 책임을 지고 퇴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학교 김모(19)군도 시험을 마치는 대로 친구들과 집회에 참여할 계획이다. 그는 “수능준비 때문에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서 자세히는 모르지만 지금 정부가 잘못된 길을 걷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히 안다”며 “대통령 퇴진에 힘을 보탤 생각”이라고 말했다.
유태영·김준영·박진영, 안산=김범수 기자 papeniqu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