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전국서 4차 범국민 촛불집회…靑 버티기·보수 맞불이 변수

19일 촛불집회 후 행진 코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제공
‘최순실 게이트’에 분노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19일 전국 곳곳에서 열린다.

진보진영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6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범국민행동 문화제를 연다. 지난달 29일 이후 주말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4번째 대규모 촛불집회다. 이밖에 부산과 대구, 광주, 울산 등 전국 곳곳에서 이날 집회가 열린다. 주최 측은 서울 50만명, 전국 100만명이 집회에 참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찰은 서울에 202개 중대 1만6000명의 경력을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이를 포함해 전국에는 253개 중대 2만명이 배치된다.

서울에서는 이에 앞서 오후 2시부터 동대문역사문화공원, 홍대입구, 청계광장 등 곳곳에서 퇴진운동, 야3당, 중고생연대 등의 사전집회가 열린다. 이들이 사전집회를 마치고 행진을 통해 광화문광장에 합류하는 오후 4시부터 4·16연대 등이 주최하는 ‘세월호 VIP 7시간 시국 강연회’, ‘토크 콘서트’, ‘시민 발언대’ 등이 진행된다. 이후 6시부터 본집회가 시작된다.

주최 측은 7시30분부터 청와대를 학익진 형태로 포위하는 8개 코스 행진을 시작할 계획이다.

100만명이 참가했던 지난 주 촛불집회 이후 열리는 이번 주 집회는 애초 한 템포 쉬어가는 집회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주와 달리 전국 곳곳에서 분산되는 데다가 다음 주인 26일 또 한 차례의 서울 집중집회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대국민담화에서 밝힌 입장을 뒤집어 검찰 수사에 버티기로 나서면서 이번 주 촛불집회 역시 간단치 않은 규모의 인파가 모일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주말은 한 타임 쉬어 가는 집회로 생각했는데, 대통령의 법률대리인 유영하 변호사의 기자회견이 시민사회의 분노 게이지를 한껏 올려놨다”며 “그에 대한 분노가 이날 8개의 행진 코스 신고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팬클럽 ‘박사모’ 등이 19일 서울역광장에서 여는 집회에 보수 성향 시민들이 참가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서필웅 기자

이날 또 하나의 변수는 보수 단체의 맞불 집회다. 박 대통령의 팬클럽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는 2시부터 서울역광장에서 5000명이 참여하는 ‘대한민국 헌법 수호를 위한 국민의 외침’ 집회를 연 뒤 숭례문까지 행진을 계획하고 있다. 경찰은 양측 간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경찰력으로 차단시킨다는 방침이다.

마지막 변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수험생들의 집회 참가 여부다. 60만 수험생이 본격적으로 합류한다면 촛불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수험생활이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대규모 참가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다.

이날 서강대·국민대·세종대·경희대·서울시립대·숭실대·숙명여대·성균관대·한양대 9개 대학에서는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2017학년도 대입 논술고사가 치러져 주변 교통 소통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수험장 주변 32곳에 교통경찰 90명과 싸이카 신속대응팀을 배치해 불법 주·정차 관리 등 소통 확보에 힘쓸 것”이라며 “집회 행진이 예정된 오후 시간대 정체가 심해질 수 있으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유태영·서필웅 기자 anarchy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