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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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광화문 광장에 등장한 최순실 …사진으로 보는 기발한 시위

최순실(60·개명 후 서원)씨 국정농단 파문으로 촉발된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가 19일 오후 수만명이 참가한 가운데 서울 도심 곳곳에서 시작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광화문광장에 1만명의 시위 인파가 몰려 있으며, 주최 측인 박근혜정권 퇴진 국민행동이 서울 각지역에서 연 사전집회에 2800명이 참석 중이다. 주최 측은 현재 각지에 분산된 인원을 합하면 모두 8만명이 참가 중이라고 밝혔다. 집회 참가 시민 수는 지속 증가세여서 본집회가 시작되는 오후 6시쯤 절정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시민들은 이날도 재기발랄한 문구가 적힌 피켓이나 시위용품을 들고 나와 마치 ‘축제’ 같은 시위 분위기를 연출했다. 

#1. 광화문에 한 시민이 최씨를 연상시키는 흰색 셔츠 차림에 선글라스를 머리에 꽂고 휴대전화를 만지고 있다. 이 여성은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무대에서 ‘시민과 함께 하는 하야 체조’를 하기도 했다. 옆에 있는 시민들은 검찰의 빈 압수수색 박스를 풍자하고 있다.
#2. 서울 광화문광장 무대에 풍물패가 올라 ‘퇴진아 칭칭나네’를 연주하고 있다.
#3. 박 대통령이 드라마 ‘시크릿가든’의 주인공 ‘길라임’이라는 가명으로 성형외과를 이용한 것을 풍자한 시민도 눈에 띄었다. 드라마 속 대사를 인용해 “이게 최SUN입니까? 확SIL해요?” 피켓으로 국정농단 파문의 주인공 최씨 이름을 적시했다.
#4. 경기 성남에서 식당을 운영한다는 오두성(56)씨는 “우리 아이들한테 부끄럽고 싶지 않아 이렇게 플래카드 문구 직접 고안해서 나왔다”며 “지난주에도 나왔고 박 대통령이 하야할 때까지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플래카드에 ‘고장난 로봇, 하야하면 고쳐드립니다’라고 적혀 있다.
#5. 박 대통령 퇴진 이후 우리가 바라는 사회의 모습을 포스트잇에 적어 붙이는 게시판도 광장 한켠에 설치됐다. 최씨의 딸 정유라씨가 승마 선수인 점을 감안, 말의 형태를 집어넣은 부적 형태의 스티커가 눈에 띈다.
#6. 직장인 이라겸(29·여)씨는 ‘박근혜 퇴진’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배지 1000개를 자비로 제작해 시민들에게 무료로 배포했다. 이씨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는데, 그냥 문구만 적혀 있으면 아무도 안 가져가실 것 같아 해학을 발휘해 봤다”며 “배지 제작 공장 사장님이 단가를 낮춰 주셔서 얼마 안 들었다”고 했다. 한 시민은 “더 많이 만들어 달라”며 1만원짜리 한 장을 이씨에게 건네기도 했다.
#7. 최씨의 딸 정유라(20)씨에 대한 이화여대의 입학·학사관리 특혜 의혹은 18일 교육부의 특별감사를 통해 대부분이 사실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대학생들의 분노가 들끌고 있다. 근의 공식을 ‘근혜공식’으로 바꾼 패러디 피켓이 눈에 띈다.
#8. ‘나도 대통령 해볼까?’라는 문구가 적힌 풍선을 목에 단 강아지도 광화문광장 한켠에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유태영·김선영·박진영 기자 anarchy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