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선… 촛불 vs 맞불 1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4차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엄마부대 등 보수단체들이 서울역광장에서 ‘우리 대통령은 우리가 지킨다’ 집회를 개최하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하상윤 기자 |
20일 시민사회단체 1500여개가 연대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에 따르면 전날 ‘박근혜 퇴진 4차 범국민행동’에는 서울 60만명, 지역 35만명이 모였다. 지난 주말 역대 최다 인원이 모인 3차 집회에 이어 다음 주말(26일) ‘서울 집중집회’를 앞두고서 쉬어 가는 집회가 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박 대통령의 수사 회피 등에 성난 민심은 되레 전국으로 번진 형국이 됐다.
이날 광화문광장 곳곳에서는 시위용품을 자체적으로 구입하거나 제작해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눠 주는 자원봉사자들이 눈에 띄었다. 세종문화회관 뒤편에서 시민들에게 핫팩을 무료로 나눠주던 대학생 조창근(22)씨는 “지난주 집회 때 날씨가 추워서 오늘은 시민들께서 따뜻하게 참여하시라고 친구 3명이 10만원씩 모아 핫팩을 사서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도 최순실 게이트를 풍자한 각종 패러디가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한 참가자는 흰색 블라우스를 입고 머리 위에 선글라스를 얹은 채 최씨를 연상시키는 ‘코스프레’와 표정으로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무대 위에 올라 ‘하야체조’를 선보여 시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한편, 보수단체들도 이날 서울역 앞에서 ‘맞불집회’를 개최했다.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를 비롯해 한국자유총연맹, ‘근혜사랑’, 나라사랑어머니연합 회원 등 80여개 보수단체에서 주최 측 추산 7만명, 경찰 추산 1 만1000명이 모여 “하야반대”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집회에서는 연단에 오른 김경재 한국자유총연맹 회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삼성에서 8000억원을 걷었다”고 발언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집회 주변에서 시위 참가자들에게 돈을 나눠 주는 장면이 한 1인 독립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서필웅·김선영 기자 00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