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 일가는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를 목표로 거액의 자금지원을 했을 뿐만 아니라 선거기간 최씨의 어머니 임선이(사망)씨가 박 대통령이 거주하던 대구 달성군 아파트에 상주하며 선거 지원에 나섰던 것으로 확인됐다.
1998년 대구 달성에서 국회의원에 처음 당선되고 난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 = 연합 |
국정농단의 장본인인 최순실씨 일가의 운전기사로 17년간 일한 김모(64)씨가 지난 9일 수도권 인근 한 커피숍에서 세계일보와 만나 인터뷰를 갖고 있다. 그는 1998년 보궐선거 및 2000년 16대 총선에서 박 대통령의 선거캠프에 최씨 일가의 거액 자금이 유입됐다고 증언했다. 특별취재팀 |
1998년 보궐선거와 2000년 16대 총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머물렀던 대구 달성군 화원읍 대백아파트. 박 대통령은 1998년 4·2 보궐선거 주소지로 사용하기 위해 이곳을 임대한 이후 2000년 6월 매입했다가 2012년 6월 매각했다. 대구=특별취재팀 |
김씨는 돈을 옮긴 일주일 뒤쯤 임씨의 요청으로 잠긴 방문을 열어 주는 과정에서 우연히 가방 속의 돈뭉치를 보게 됐다며 “열려진 가방 안에는 돈이 가득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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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기간 달성군 대백아파트에서 박 대통령과 함께 생활했던 임씨는 자신의 방 안에 돈 가방을 갖다놓고 선거캠프 관계자들에게 ‘007가방’ 등을 통해 돈을 건넸다고 그는 증언했다.
김씨는 2000년 실시된 16대 총선에서도 “1998년과 똑같았다”며 최씨 일가가 자금지원과 함께 임씨는 물론 최씨의 전 남편 정윤회씨 등을 보내 선거를 도왔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씨는 이 과정에서 ‘현금이 없다’며 자금지원에 난색을 표한 언니에게 “앞으로 나에게 부탁하지 마”라고 압박하는 방식으로 박 대통령에 대한 자금지원을 주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의 증언은 고 최태민씨의 친아들 최재석씨의 인터뷰나 의붓아들 조순제씨의 녹취록 내용과도 일치한다는 점에서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조씨는 언론에 공개된 녹취록에서 “우리 모친(임씨)이 돈보따리 들고 가서 지구당 사무실에, 아파트(대백아파트)인가 하나 얻었대. 거기 앉아서 우리 모친이 돈보따리 다 풀고…”라고 증언한 바 있다.
세계일보는 이와 관련해 청와대 측의 해명을 요청했지만 답변이 없었다. 최순천씨의 자택을 찾았지만 특별한 대답을 듣지 못했고, 최순득씨의 자택엔 아무도 없어 연락이 닿지 않았다.
특별취재팀=김용출·이천종·조병욱·박영준 기자 kimgij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