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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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발 맞춰… 친박, 비박에 반격

“같은 여당 소속… 책임 못피해” 강조 / 김무성·남경필 향해 원색적 비난도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지도부는 21일 청와대 코드에 맞춰 비박(비박근혜)계에 대한 전방위 반격에 나섰다.

친박 지도부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에서 청와대의 논리를 차용해 전날 박근혜 대통령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피의자로 입건한 검찰을 비판하고 박 대통령 탈당을 요구하는 비박(비박근혜)계에게도 맹공을 퍼부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운데)가 21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고개를 뒤로 젖히고 눈을 감은 채 생각에 잠겨 있다.
이재문 기자
이정현 대표는 “33년 정치하면서 청와대가 (검찰 발표를) 이렇게 억울해하는 것은 처음 봤다”며 “(청와대 반응을 본) 국민은 앞선 정권과 달리 청와대가 외압을 행사해 검찰 수사를 축소·왜곡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박 대통령 입건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했다. 검찰의 불공정 수사에 대한 청와대 반발의 당위성을 설파하면서도 정권의 검찰 수사 불개입을 부각해 박근혜정부의 공정성을 강조한 것이다. 조원진 최고위원은 검찰수사 결과에 대해 “심히 유감”이라며 “(검찰이) 현직 대통령을 조사 한 번 하지 않고 여론만 의식한 수사를 했다”고 비판했다. 객관적 증거를 무시한 여론몰이식 수사라고 규정한 청와대와 똑같은 목소리를 낸 셈이다.

비박계에 대한 비난도 쏟아냈다. 이 대표는 비박계도 여당 소속으로서 이번 사태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새누리당을 ‘상한 국물’에 비유하며 “(국물) 안에 국이든 건더기든 손님 입장에서는 상한 것은 마찬가지”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배가 기운다고 먼저 뛰어내려 봤자 죽음의 바다”라며 탈당을 검토 중인 비박계를 비난했다. 조 최고위원은 박 대통령에 대한 비박계의 당 윤리위 제소 및 출당 요구에 대해 “분노를 넘어서 비열하다. 그야말로 정치적 패륜 행위”라고 힐난했다.

연일 지도부 사퇴를 촉구하는 비박계 대선주자들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이장우 최고위원은 김무성 전 대표를 향해 “당장 새누리당을 떠나라”고 말했다. 탈당을 결정한 남경필 경기지사에게는 “(부친으로부터) 지역구를 세습하듯 물려받아 2대에 걸쳐 공천만 9번”이라며 비꼬았다.

한편 비상시국위원회 소속 비박계 의원들은 이날 당 윤리위에 박 대통령에 대한 당 차원의 징계를 촉구하는 징계 요구안의 심사를 요청했다.

이동수 기자 samenumbe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