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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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민사소송 첫 변론… "증인 30여명 신청"

원고들 "사고 당일 청와대 대응, 특검 통해 규명돼야"

세월호 희생자 유족이 국가와 ㈜청해진해운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관련해 정부 관계자 등 30여명이 증인으로 신청된다.

유족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원은 22일 서울중앙지법 민사10부(부장판사 이은희) 심리로 열리는 첫 변론기일에서 해경 관계자, 청해진해운 관계자, 피해자 가족, 전문가 등 30여명의 증인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청될 증인들은 정부, 해경, 청해진해운 관계자 중에서 검찰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세월호 특조위에 출석하지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진행 상황에 따라 추가로 증인 신청을 할 수 있어 증인 신문에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은 2015년 9월23일 소장 접수 이후 올해 2월29일과 4월18일, 6월13일 세 차례 걸쳐 변론준비기일이 열렸다. 원피고 측 소송대리인만 참여한 가운데 비공개로 열린 변론준비기일에서 국가 측 대리인은 “비극적인 결과이기는 하지만 대한민국의 고의·과실에 의한 사고가 아니다”며 책임을 부인했다.

청해진해운 측 대리인도 “무리한 증개축, 화물 과적과 부실한 고박 등이 사고의 원인이라는 점이 밝혀지지 않았다”며 “세월호 선체 인양 후 침몰 원인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원고 측 대리인은 피고들의 공동 불법행위를 입증하기 위해 세월호 사건과 관련된 형사사건의 재판기록, 감사원 감사자료, 공무원들에 대한 징계자료, 세월호 특조위의 청문회 자료 등을 증거로 제출한 상태다.

일단 사고 원인은 세월호 인양 후 선체에 대한 감정을 통해 밝혀야 한다.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와 정부의 대응에 관하여는 곧 출범할 최순실 게이트 특별검사의 수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원고 측은 특검 진행 상황을 지켜본다는 방침이다. 또 사고 후 정부의 잘못된 대응, 진상규명을 원하는 가족들에 대한 회유와 여론 조작, 세월호 특조위 활동의 강제적 중단 등으로 인한 가족의 2차 피해도 법정에서 입증한다는 복안이다.

법무법인 원은 이유정, 신용락, 김도형 변호사 등이 원고 측 소송대리인으로 선임돼 사건에 참여하고 있다. 법무법인 원 관계자는 “세월호 특조위 활동이 중단된 상태에서 세월호 침몰 원인과 책임을 규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민사소송뿐”이라며 “소송 과정에서 사고 당일 청와대의 대응 등을 포함한 모든 의혹이 규명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때 엄중한 책임을 물어 다시는 이러한 비극적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