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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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최씨 일가의 꼭두각시였다는 것 방증”

[추적보도] 최순실 17년 운전기사 육성 증언 ② / ‘2007년 폭로’ 김해호 목사 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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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최태민·최순실 일가의 관계를 폭로한 김해호(68·김해경으로 개명·사진) 목사의 주장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김 목사는 당시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의 딸을 이용해 육영재단을 장악한 고 최태민 목사의 전횡을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허위사실 공표 등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아 옥고를 치렀다. 최순실씨는 당시 김씨를 사자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1975년 9월 대한구국선교단과 서울시의회가 자매결연을 맺은 자리에 나란히 참석한 박근혜 당시 대통령 큰 영애와 최태민씨. 왼팔에 `멸공` 글씨와 십자가가 그려진 완장을 찬 사람이 최태민씨다. 사진 = 연합
베트남에서 거주하다 최근 국내에 들어온 김 목사는 세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박 대통령이 최씨 일가의 꼭두각시였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2007년에도 정치권에선 이미 박 대통령이 최씨 일가의 뜻에 따라 움직인다는 소문이 파다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최순실씨에 대해 “최태민이가 늘 잘 끌고 돌아다닌 사람이 최순실”이라며 “최순실이 한마음봉사단 회장을 했는데 최태민을 측근에서 따라 다니고, 나대기도 좋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씨가 박 대통령과 나이도 비슷하고 심부름도 잘하니까 박 대통령과 가까워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외로운 박 대통령의 틈새에 최태민과 최순실이가 있었던 셈”이라고 부연했다. 김 목사는 최태민씨에 대해서는 “최면술사”라고 규정했다. 그는 최태민씨가 일제 때 순사를 하면서 최면술을 배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박 대통령에 대해선 “이 세상에 사는 평범한 우리들하고 똑같이 보면 안 된다”면서 “글자 그대로 여왕이고 공주”라고 말했다.

김해호 목사가 2007년 6월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당시 박근혜 후보와 최태민 일가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MBC 화면 갈무리
김 목사는 “2007년 당시에 사실을 말했는데 ‘제2의 김대업’(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병역비리 관련 허위사실 유포로 실형을 받았던 전직 군인)이라고 하는 사람들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또 “박 대통령에게 화가 났지만 한국을 떠나 베트남에 정착하며 박 대통령을 용서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김용출·이천종·조병욱·박영준 기자 kimgij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