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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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 작가 안채윤이 포착한 낭만과 휴머니즘

안채윤(32)씨는‘기대되는 신예’로 꼽히는 시나리오 작가다. 그의 시나리오가 단편영화, 독립장편영화로 만들어져 국내외 다양한 영화제에서 초청 및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서촌의 기억'은 안씨의 첫 장편소설이다.

‘서촌의 기억’은 가구디자이너 태인이 서촌의 한 골목에 있는 낡은 한옥을 구입하면서 시작된다. 한옥을 재건축하면서 무너진 외양간 밑에 숨겨진 방공호가 모습을 드러내고, 그 안에서 217통의 편지가 든 상자를 발견한다.

‘1950년 1월 1일 당신에게 보내는 첫번째 편지’ 로 시작하는 편지들은 당시 연희대에서 시를 전공하던 구자윤이란 학생이 수희라는 여인에게 쓴 연애편지로, 1950년 12월 31일까지 꼬박 1년의 기록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연애편지는 6월25일을 기점으로 한국전쟁 초반 방공호에서 은신해야 했던 구자윤의 절절한 생존일지로 변해간다.

안씨는 ‘서촌의 기억’에 대해 “시대가 진화할수록 사라져가는 낭만과 무뎌지는 휴머니즘이 항상 아쉬웠다”고 했다.

그는 “시대가 힘들어지면 과거에서 해답을 찾고, 과거를 통해 위로 받으라는 말이 있다”며 “모든 사람들의 마음 속에 하나씩 심어져 있는 노스탤지어의 씨앗, 낭만과 휴머니즘에 대한 향수를 다시 불러일으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